회원동정
및 알림
자유게시판
졸업앨범
주소록
         |
  수학 선생님과의 맞대결.... |
||
| ㆍ작성일: 2011/07/13 | ㆍ조회: 2171 | |
| ㆍ추천: 0 | ㆍIP: 183.xxx.80 | |
내가 중학교때 선생님들에게 가장 큰 불만이 뭐냐면 담임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등록금을 재촉하는 일이었다. 특히 등록금 납부 기간이 되면 조회시에나 종례시에 등록금 조회,등록금 종례이기 일쑤 였다. 선생님이 등록금을 내지않은 학생들을 한명씩 불러 세워 언제 등록금을 낼거냐고 다그친다. 그리고 약속일을 당신의 수첩에 적는다. (나중에 알았지만) 마치 일수장사가 하는 행동과 흡사하다. 그러면 그 아이는 뭐라고 답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여학생들은 더하다. 등록금을 빨리 내지 못한게 그리 챙피한 일은 아닐진데 고개를 들지 못한다. 등록금을 받아다가 학생이 엉뚱한데 사용한것도 아니고 부모님들이 주지 않은 돈을 어떻게 하란 말인가? 1975년. 그러니까 내가 중3때 이다. 우리반 담임선생님은 수학을 가르치는 김월석선생님. 이 선생님도 다른 담임 선생님들과 마찬가지였다. 어느날 등록금 조회가 진행되는 중에 내가 분연히(?) 떨쳐 일어 섰다. "선생님! 질문있습니다." "뭐냐?" "아니 선생님이 우리를 가르치러 오신 수학 선생님입니까? 아니면 돈받으러 온 서무과(요즘 행정실을 그때 우리는 서무과라 불렸었다.) 직원입니까? 선생님은 도시에 살다 오셔서 농촌 실정을 잘 모르시는데요, 농촌에는 겨울이 되면 나락 공판을 보고나니까 돈이 좀 있재만은 봄되면 농약도 사야되고 비료도 사야 되는디 돈이 있겄습니까? 조금만 기다리시면 다 낼텐께 너무 재촉을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 이말을 했다가 우리끼리 막쓰는 말로 좃나게 터져 부렀다. 아마도 서무과 직원 이라는 말에 더 흥분을 하신거 같았다. 우리반 아이들 앞에서 터지고 교무실까지 잡혀가서 또 깨지고..... 교장선생님까지 이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고 나는 그 교장선생님이 말려라도 줄줄 알았는데 그건 착각이었다. 나를 때리는 선생님을 말리지 않고 오히려 나한테 꿀밤을 주고 묘한 웃음을 남기시고 교장실로 들어가 버리신다. 나는 왜 교장선생님이 내 역성을 들어줄 줄 알았느냐면 우리 신안군은 학교 대항 웅변대회를 한다든지 자유교양경시대회를 하면 대부분 목포로 나와서 한다. 어느 섬에서든지 목포로 나오기 쉽기 때문이지. 내가 우리 학교 대표로 웅변대회를 나오면 꼭 교장선생님이 나를 데리고 목포로 나와서 목포극장위 한일여관에서 한방에서 둘이 자면서 욕실에가서 서로 등을 밀어주곤 했던 사이였으며, 그러다보니 학교에서도 점심시간에 샤워라도 할려면 꼭 나를 부르시던 최관원교장선생님. 어디 서로 등밀어 주는 사이가 보통 사이인가? 부부라도 서로간에 각별한 애정이 있어야 등을 밀어 주는디 우리는 자주 밀어 주니까 얼마나 가까운 사이였겠는가? 그런데 그 교장선생님이 나를 배신(?)해 버린다. 그날부터 나와 우리 담임선생님간에 줄다리기는 1년동안 계속 된다. 지금 우리 아이들은 한학기에 시험을 두번만 보지만 그때 우리들은 매월 시험을 봤었다. 수학문제 25문제. 나는 1번부터 16번까지만 답을 적고 그 다음 문제 부터는 점만 찍거나, 객관식 문제인데도 답의 번호를 적는 괄호안에 '모름'이라고 또렷히 적는다. 이 시험지를 들고 채점하는 선생님의 일그러진 얼굴을 상상하면서............ 시험을 치루고 몇일이 자나고 종례시간이 되면 우리 담임선생님 우리들 수학 성적이 적힌 수첩을 들고 오셔서 "자기가 60점이 넘었다고 자신하는 사람은 집에 가고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남아라"라고 말씀 하신다. 어느 누구도 자리를 뜨지 않는데 나 혼자 가방을 정리하여 자리에서 일어 선다. 선생님이 "너..너."하는 동안 나는 "저 64점쯤 될겁니다."하고 교실문을 닫고 휑하니 나와 버린다. 다른 친구들도 자기가 100점을 맞은줄 알지만 예의상 자리를 지키는데 나는 그게 내가 할수 있는 담임선생님에 대한 최소한의 반항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그밖에 학교의 대소 행사시에 벌어졌던 많은 일들은 생략하고 ..... 고등학교 원서를 쓰는데 나는 선생님께 반항하고져 목포상고를 지원 했다. 내일이 고등학교 원서 마감일인데 교장선생님께서 목고 지원자현황을 보시고 내가 빠져 있는게 이상 했던지 다음날 교장실에서 울엄마와 교장, 담임, 글고 내가 앉았다. 우리 교장선생님이 나더러 " 왜 목고를 안썼냐? 합격할 자신이 없느냐?"라고 말씀 하신다. 영문도 모르고 교장실에 들어 오신 울엄니 교장선생님 말씀을 듣더니 깜짝 놀래신다. 당연히 우리 아들은 목고를 지원 한걸로 아는데.......... 교장선생님 말씀에 내가 답을 한다. "목고에 합격할 자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목고에 합격하면 우리 담임선생님 얼굴이 빛날까봐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울엄니 강펀치가 내 뺨에 작렬한다. 아마도 선생님들에게 맞는것 보다는 당신이 나를 때리는게 아들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과 담임선생님이나 교장선생님께 죄송해서 그렇게 강펀치를 날리신거 같았다. 할말을 잃은 교장선생님께서 한참을 아무 말없이 계시더니 "도대체 뭣 때문에 스승과 제자 사이가 이렇게 되었느냐?"고 하시면서 서무과장을 부르신다. .............우리 섬에서 목포가는 배는 아침 7시에 한척. 오전 9시반에서 10시사이에 한척이 있는데 이미 정기 여객선은 떠나고 고등학교 원서 마감일은 오늘이 마지막이고, 가능하면 우리 학교에서 목포고등학교를 많이 합격을시켜야 교육청에서 교장선생님 평점 좋아 질거고,그래야 좋은 곳으로 이동을 할수 있을 것이고.......... 서무과장에게 돈 3만원을 가져 오라고 하시더니 우리 담임선생님에게 주시면서 "배를 독선 해서라도 대일이 원서를 목고에 접수하라."고 하신다. 그때 우리들 원서대가 200원 정도로 기억하고 있으니까 3만원 정도면 큰 돈이었을 것이다. 아마도 우리 담임선생님은 당신이 직접 가시지 않고 다른 사람을 시켜서 내 원서를 목고에 접수시켰을 것이다. 합격하고나니 여러가지로 즐거웠다. 그중에서도 우리 담임선생님 앞에서 더욱 당당해 질수 있다는 것이 가장큰 즐거움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 그때를 생각해보니까 정말 목포고가 지역사회에서 대단한 존재였다는 생각이 든다. 요즈음은 서울대 합격자 발표도 방송으로 하지 않는데 그때는 우리학교 합격자는 방송으로 수험번호와 이름까지 발표 했었으니까. 남녀 아나운서가 그런다. "지금부터 76학년도 목포고등학교 합격자 발표를 하겠습니다.............955번,윤대일............" 글고 전남매일과 전남일보에 명단을 발표했었으니까. 제자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셨던, 교장으로서 자존심이 강하셨던 그 교장선생님은 고등학교때 우리 학교가 영어시범학교가 되자 전남도 장학사로 목고를 방문하셔서 그때 인사를 드렸었는데 김월석 선생님은 아직 뵙지를 못했다. 지금은 아마도 정년퇴임을 하셨을지 모르겠다. 지금 그 선생님을 만나면 꼭 묻고 싶은 말이 있다. 그대 왜 나를 그렇게 심하게 팼느냐고. 글고 이렇게 말하고 싶다. "저같으면 그렇게 패지않고 담임선생님이 왜 그럴수 밖에 없는지에 대해서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을겁니다."라고. 스승의 날에 35년전 나에게 특별한 선생님을 생각하면서............. |
| 
|
|
||||||||||||
진용출
|
||||||||||||||||||
이덕배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