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동정
및 알림
자유게시판
졸업앨범
주소록
         |
  영화 <스토커>와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
||
| ㆍ작성일: 2013/03/22 | ㆍ조회: 805 | |
| ㆍ추천: 0 | ㆍIP: 121.xxx.169 | |
박찬욱 영화 <스토커>를 보면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를 떠올리는 건 착각인가? 사실 도킨스의 이론은 매력적이다. 수천년 철학의 화두를 한 방에 해결해버린 추론이기 때문이다. 나는 누구이며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가. 에 대한 명쾌한 답을 제시한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유전자의 로봇이다. 유전자가 원하는대로 생겼고 원하는대로 생각하고 원하는대로 행동하고 원하는대로 누군가를 꼬서 그의 명령대로 섹스를 하고 새 유전자를 복제하여 유전자의 영생을 위하여 일생을 바친다. (최소한 두 개의 유전자를 만들어야만 임무 겨우 완수이다. 셋 이상의 유전자를 만들면 인생은 성공한 것으로 여겨도 된다.) 나는 어디에서 왔는가? 내 안의 유전자의 명령에 따라 먹고 자며 유전자의 집, 육체를 유지하는 존재이다. 연탄을 나르기 위해 길게 늘어선 사람들이 있다. 그 연탄을 받아 옆으로 넘겨주는 그 순간이 나의 인생에 해당한다. 연탄은 유전자이며 그것을 건네는 순간이 사람의 일생이다. 유전자의 끝에서 유전자를 전달하는 마지막 고리이다. 나는 어디로 가는가? 유전자의 프로그래밍에 그리 되어 있으므로 그대로 가는 수 밖에 없다. 전혀 다른 새로운 선택을 하고 전혀 다른 새로운 상상을 한다면 그건 나의 프로그래밍 오류이다. 유전자에 의해 폐기된다. 자살은 그런 과정이다. 또한 유전자를 전달했으면 육체 역시 폐기되는 방향으로 간다. 늙어간다. 영화 <스토커>를 보면서 이기적 유전자의 이론이 떠올랐다. 유전자는 사춘기가 끝날때까지 그의 로봇을 최신형으로 업그레이드 시킨다. 누구도 탐낼만큼 아름답고 순수하게 보이도록. 그리고 어느날 욕망을 훅 불어 넣는다. '내가 너를 만들었으니 이제 네가 나를 복제할 차례야.' 그것은 사춘기가 끝나는 18 세를 전후하는 유전자의 명령이다. 유전자는 앞 선 유전자를 등장시켜 제 유전자를 깨닫도록 계획한다. 아빠가 바람둥이라는 것을 보게 한다거나 아빠가 건달이라는 것과 권력에 집착하는 것들을 깨닫게 한다. 여자들은 엄마의 우울증과 비정상적인 집착들을 들여다보게 된다. 유전자는 그대로 살도록 강요하며 어찌할 수 없이 그대로 살며 받아들이고 그것을 복제한다. 영화 <스토커>는 인디아가 삼촌을 통해 자신의 유전자를 순수히 받아들이는 과정을 담았다. 그 유전자는 엄마인 니콜 키드만의 유전자와는 전혀 다른 유전자이다. 제목 <스토커>는 그 유전자의 이름이다. 킬링 본색의 유전자. 그녀는 그렇게 살게 된다. 무덤덤하게 경찰을 죽이는 것처럼. 인디아는 안다. 자신이 누구이며 - 삼촌의 킬러 본능을 닮은 여자이며 어디서 왔으며 - 대대로 내려온 스토커 가문의 유전자를 통해 여기까지 왔으며 어디로 가는지 - 결국 누군가를 죽이며 살아갈 것이라는 것. 영화는 이것을 말하고 싶었었던 같다. '이제 당신이란 존재가 누구인지 알만해?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유전자에 의해 정의되는 완벽한 인간이란 자식 셋 이상을 낳고 제 꼬라지대로 살아가는 인생인 것 아닐까. 이게 불만이면 도킨스의 밈 (meme) 으로 약간의 위로를 받을 수는 있겠스므니다. 나는 바람을 닮았고 바람을 타고 여기까지 왔으며 바람따라 살아가고 있으니 우리 가문의 이름이 <winder> 인가 보다. |
| 
|
|
||||||||||||||||||
진용출
갱호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