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따라 집안 행사를 다니거나

어머니를 따라 외가를 다니는 것이 전부였다.

10대에는 소위 수학여행위주였다.

현충원을가고, 사당을 가서 위인들에게 참배하고 그들을

닮은 인생을 살라고 가르침 받았고.

명승 고적이나 유적지에 가서 조상의 얼과 찬란한 문화를

배우고 이어가기를 교육받았다.

20대에는 청춘의 발산이었다.

친구와 연인과 함께 들로, 산으로, 바다로 나가 젊음을

마음껏 구가하며 삶과 문학을 논했다.

30대에 들어와 가정을 이루고, 아이가 자라나면서

다시 어린시절과 10대의 여행을 답습하면서

이제는 배우는 입장보다는 전달자의 입장에서 사물을 보았다.

40대에는 즐기는 여행을 주로했다

문화를..자연을.. 음식을.. 그리고 여행 자체를  즐기고

가족여행을 통하여 가족간의 사랑과 일체감을 즐겼다.

50대가 되고 보니 그 모든 것에 의미가 부여되지 않는다

위인들의 삶? 그들의 삶이지 나의 삶은 아니다.

문화유산? 전통? 내가 이어갈 것도 아니고, 내 삶속에 큰 의미도 없고

청춘? 이제는 먼 과거의 이야기다

문화? 자연? 음식? 그런것들이 내 삶속에 본질적인 만족을 줄만한 것들인가?

살아온 날들보다 살아갈 날이 더 짧은데...

공허한 카타르시스가 아닐까?    

서로 마주했을때, 그리고 떠나왔을때에도 교감을 나누는 것

이세상에 그것은 사람뿐이다.

그래서 이제는 사람을 찾아가는 여행을 하고자한다.

언제나 소통하며 삶을 이어가는 친지, 친구들..

과거의 한자락을 서로 나누었던 친구들

끊어졌던, 그리고 미약하나마 이어왔던 인연의 끈을 따라서...

지난주말 2박 3일을 그렇게 보냈다.

회사일 마치고 여수를 출발하여 대전 큰딸집에 들렀다

만난지 23년이 되었던 김정문이 그리고 가끔 만났던 박철영이와

대전에서 늦은 금요일밤 만났다.

라이브카페의 가수가 추억의 7080을 열창하였지만

나에게는 오랫만에 만난 우리의 이야기가 노래보다 감미로웠다.

토요일 서울에서 조카 결혼식에 참석하여 친척들과 고향 누나,형들을

만나 한때를 보내고, 저녁에 15년여 못만났던 장성욱이를 만나고자 했으나

야간 근무라고 해서 못만났다.

그래~ 때로는 옛친구보다는 가족과 삶이 더 소중함을 아는 나이인지라

아쉬움도 서운함도 없다. 또 기회가 주어지면 감사할 뿐.

안암에 들어 작은딸 챙겨주고 하남 처형집으로 갔다.

일요일. 전날 성욱이가 그랬다. 주일 예배는 드리고 가라고..

15년만에 아쉽게 못만난 친구의 부탁인데... 하고

하남시에서 아침예배에 참석한 후 조금 늦게 출발하여

내려오다가 휴게실에서 익산의 서영화,이상일에게 문자를 보냈다

서울갔다 내려간다 고. 영화의 답 "밥먹고 가라~"

둘이다 쉬는 날이라 점심을 함께 먹기로 하고 준비중이란다.

익산으로 들어가 정이 넘치는 점심상 같이하고..이야기하며 쉬다가

어둡기전에 도착한다고 내려왔다.

명승대찰을 보고, 한라산을 오르고

호주,중국, 일본등을 여행했던 것보다 훨씬 많이 행복하다.

이제부터는 당분간 이렇게 사람을 찾아다니는 여행을 하리라!

광주모임에 가보자고 정옥철이 졸라놓았다 ㅎㅎㅎ

합동 산행도 그보다 더 참석해야하는 모임이 없어야 하는데...

혹시! 나 보고싶거든 주저말고 연락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