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계룡산(鷄龍山)

*높 이 : 847m

*위 치 : 충남 공주시 계룡면, 반포면, 계룡시 두마면, 대전광역시 유성구

*언 제 : 2013.6.16.일

*누구랑 : 목포고등학교 동창

동창 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살면서 살다보면 그리운 친구 없는 사람이 또 어디 있으랴.

반백을 훌쩍 넘기고

살아 왔던 날보다는

살아 갈 날이 더 적은 우리들,

제 각자의 삶을 살다가 어느 날 문득 그리워 찾아온 것처럼 만났다.

이름 석 자, 많이 흐리지만

찬찬히 들여다보면 보이는 까까머리들.

목포에서 광주에서 밀물처럼 몰려들었고

서울에서 합류를 했다.

사당역에서 이른 8시 출발했다.

28인승 우등버스, 24명이 자리를 꽉 채웠다.

갑사를 들머리로 금잔디고개에서 베낭을 풀었다.

서울에서 목포, 광주에서 몰려든

고만고만한 아이들,

옆구리에 마눌님 차고 온 친구들 부럽다.

막걸리를 준비했다.

이신택대장, 역시 최고다!

물레방아 도는 초가집에서 손빨래?

저 물레방아는 실제로 돌고 있다.

찬찬히 보면 물 떨어지는 소리가 들릴겁니다.

옹기종기 모였다.

웅성웅성 거린다.

긴 줄을 서서 매표소를 빠져 나가는 산님들.

갑사 일주문이 정겹습니다.

저 문안에는 도깨비 네 분이 지키고 있습니다.

그 얼굴은 차마 숨깁니다.

상상에 맡기구요.

아침 햇살이 파고 듭니다.

속속들이 헤집습니다.

마음 한 자락 풀어 놓습니다.

갑사 종각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35년 전, 어느 시골마을의 작은 절에서 흘러 나오던

스님의 예불 소리!

따라서 긴 여운을 남기던 종소리가 귓전에 맵돕니다.

계룡산의 양대 관문인 사찰 두 개,

갑사와 그 너머에는 동학사가 있습니다.

때로는 갈림길에서 망설입니다.

어쩐지 남들의 발길이 뜸해 보이는 오른쪽 길을 택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이정표가 만류를 합니다.손가락으로 가리켜주는대로 따라 갑니다.

순천 송광사에도 이런 대나무 문이 있습니다.

넉넉해 보입니다.

오름길에 개울을 건넙니다.

사이사이 물이 빠지게 되어 있습니다.

왠지 장마철에는 바지를 둘둘 말아야 할 것만 같습니다.

용문폭포입니다.

계단 공사로 자재들이 어지럽고

계곡의 물은 줄어서 폭포는 명맥만 유지 합니다.

용문폭(龍門瀑)!

참 잘 생긴 글씨입니다.

팔곡(八曲)이라 새긴 것으로 보아 일곡(一曲)부터 쭉 있나 봅니다.

그 이름도 장한 용문폭포!

그러나 부끄럽나 봅니다.

선비의 위신도 체신도 다 버리고

그저 명맥만 간신히 지키고 있으니 말입니다.

늦은 입산주입니다.

목포에서 올라온 대열이 베낭을 풀자

 쏟아져 나오는 정성 알갱이들.

목포 막걸리.

가슴이 싸-합니다.

목포 막걸리를 계룡산에서 만나다니요.

포근한 곳에 자리잡은 신흥암.

이름이 비슷한 설악산 천불동 계곡 들머리의 신흥사가 떠오릅니다.

햇빛 때문에 두 분의 고운 모습이 안잡혔습니다.

일윤이는 좋겠다!

금잔디고개에 당도하여 점심을 먹습니다.

목포에서 올라온 홍어랑 병어 회,

푸성귀들과 어우러진 맛난 밥상입니다.

정작 본인은 먹지도 않고 챙겨주느라 고생이 많은 이신택대장,

그대의 아름다운 희생이 있어 모두가 행복했음을 다 안단다.

계룡산은 수술중입니다.

장마철을 대비하여 계단이며 등산로 보수공사가 한창입니다.

다시 갑사에 당도합니다.

샘물로 목을 축입니다.

보일 듯 말 듯,

저 너머엔 노스님이 계셨습니다.

살다보면 다 짝이 있나 봅니다.

부부의 짝, 친구의 짝,

긴 생 속에서 맺은 수 많은 짝꿍들...

위 둘은 짝입니다.

뒷풀이 장소입니다.

제주에서 공수해 왔다는 제주똥(꺼먹)돼지 입니다.

모두모두 반갑고 즐거운 산행이었습니다.

올라오면서 버스에서 찐민어에 폭탄주 몇 잔에 그만 취하고 맙니다.

산행을 위해 애쓴 차성호산악회장과 이신택산악대장 고생 많았다.

목포에서 대군들을 이끌고 올라온 문철주회장의 노고도 많았고

홍어랑, 병어, 민어 등등 푸짐한 인심에 고맙다는 말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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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편집해서 올리는데 뒈지는 줄 알았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