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5일
봄 날 같이 따뜻한 오후
"아버지 가셨다"며 울먹이시는 어머니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병상에 누워 죽음을 기다리던 아버지의 모습과
죽음을 받아들일 준비하며 기다리던 자식들이었기에
담담히 장례를 치를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의 시신을 보면서
지치고 고통스러운 육신을 벗어나서
고통도 슬픔도 아픔도 없는 저 천국에서
자유롭게 살아가실 아버지를 생각하며
평안한 마음으로 보내드릴 수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찾아와 주신 친구들 지인들 보내주신 마음들 참으로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나는 찾아뵙지 못했고 마음을 전하지도 못했는데
위로하며 함께 해주신 친구들에게 미안합니다.
 
오늘 가족들과 묘지를 찾아가서 기도하고 돌아왔습니다.
홀로 남으신 어머니와 함께 하루를 보냈습니다.
 
돌아가시던 날 부터 흙속에 묻히기 까지
봄 날 같이 따뜻한 날이었지요.
오늘 촉촉히 내리는 비가 묘지의 흙을 다지고 잔디를 자라게 하면
85세로 이 땅의 삶을 마감한 한 사람을 추억하게 되겠지요.
 
봄 날 같이 따뜻한 겨울 어느 날
마치 소풍 가듯 이 땅을 떠나가신 아버지.
저 천국 영생의 보금자리에서 새 삶을 시작하겠지요.
 
다시 한번 고맙고 감사합니다.
친구들의 아름다운 손길과 발걸음에
잊지않고 보답하겠습니다.
 

           2013년 12월.. 오성일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