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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두대간 산행기 1편(청화산,조항산,대야산 구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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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일: 2010/03/10 | ㆍ조회: 1873 | |
| ㆍ추천: 0 | ㆍIP: 175.xxx.165 | |
백두대간 길에 드디어 서다(1)!! (밤티재~버리미기재 20.**km, 2010년2월 6일 당일산행) 작년 이맘 때이던가??? 그 동안 미친 듯이 몰입했던 테니스, 배드민턴, 골프를 버리고 주위 의사,한의사 지인들의 조언을 무겁게 받아들여 등산에 조심스럽게 입문했다. 나이 오십 줄에 접어들어 승부를 겨루는 운동에 몰입하다 보니 신체적으로 여러 가지 부적응 증상들이 심심치 않게 나타나고, 또 정신적으로도 피로와 번잡함이 지속되어 "내가 이 나이에 무엇 하는 짓인가?" 하는 회의가 쌓여 가고 있던 터였다. 아무튼 2009년 2월말 [강원도 선자령 눈꽃산행]부터 회사 산악회와 동행한 매월 정기산행, 매주 토요일 마다 가까운 수리산의 나 홀로 등산, 틈틈이 인터넷 산악회와 함께 한 원정산행, 그리고 28산우회와의 우정산행 등 나름대로 등산 경력을 쌓아 오던 중..........회사 등산 베테랑 이모, 강모씨의 꼬임에 낚여 2010.2.6일 안산의 백두대간 등정팀 14구간 산행에 덜컥 참여하게 되어 버렸다. 1. 산행구간(당일코스) 밤티재-늘재-청화산-갓바위재-조항산-밀재-대야산-촛대봉-곰넘이봉-버리미기재(20.××Km) (접속구간-대야산 주차장 : 3.××Km)  2. 산행준비. 백두대간 산행기 중 위 구간에 속하는 것들을 검색해서 읽어보니......이건 만만치가 않다. 백두대간 구간 중 가장 난 코스 중에 하나이며 겨울산행은 대부분의 전문가가 만류하는 분위기다. 주로 암릉 위주의 험난한 코스이며 높낮이의 변화가 심한 주봉만 3개(청화산, 조항산, 대야산)에 촛대봉, 곰넘이봉 도 만만치 않다. 특히 대야산 북쪽사면의 직벽은 거의 죽음이란다. 3~4월에 주행한 팀의 경우에도 늘재-버리미기재(17.××Km)가 10~13시간까지 걸리는 험난한 코스라고 하니 갈수록 긴장감과 걱정 만 쌓인다. 나름대로 고민을 거듭하여 준비한 품새가 이렇다. * 입을 것 : 다운점퍼, 여벌 옷, 방한모자, 방한 보조 의류, 고글, 여벌장갑 * 먹을 것 : 밥, 떡, 영양바, 치즈, 육포, 곶감, 쵸코파이, 사탕, 자유시간, 귤, 복분자주, 식수1.8리터 * 등산장비 : 중등산화, 스틱, 랜턴, 아이젠, 스패츠, 무릎보호대 하여간 준비해 놓고 배낭을 들어보니 무게가 장난이 아니다. 이거! 강모씨가 배낭 무게를 최소화 하라고 했는데.........참! 이모씨는 조난당했을 때를 대비해 방한장비/비상식량을 필히 챙기라 했는데........(결국 한 가지도 빼 놓지 못하고 몽땅 가지고 갔다!!!) 3. 산행시작. 새벽 4:50에 집을 나서서 전용버스를 타고 목적지인 밤티재에 도착하니 07:40분 정도....영하 12도의 혹한이다. 후유~~~정상에 가면 아마 영하20도는 족히 넘으리라.....그런데 산악 관리인이 와서 밤티재-늘재 구간은 입산금지 구역이란다...벌금 50만원 이하 어쩌구~~~~결국 다시 차량에 탑승하여 늘재로 향하였다. 대부분의 회원들이 은연중 3Km 벌었다고 좋아하는 표정이다. 나는 괜히 3Km쯤 손해 보았다고 너스레를 떨면서 17.××Km라면 시간당 3Km 속도면 6시간, 늦어도 7시간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슬며시 자신감을 품어 본다.(이게 얼마나 오판이었는지는.......휴~)  4. 스틱 파손. 그 동안 나의 산행을 지탱해 준 힘의 3할은 스틱이다. 초창기부터 회사 동료의 조언에 따라 스틱 한 쌍을 사용하여 무릎과 발목의 충격을 최소화 하고 전신 운동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오르막/평지/하산길 가리지 않고 스틱을 애용해 왔다. 그런데 스틱을 빼서 길이를 조정하려고 우측으로 조이다가 그만....안쪽 플라스틱 Stopper가 "빠삭"하고 파손되어 버렸다. 추위에 얼어 있는 상태에서 긴장하여 어깨에 힘이 너무 들어갔나 보다. 순간 머릿속이 텅 비면서 오만가지 최악의 상상(갖가지 중도 포기 스토리)이 난무하였다. 그러게 군대에서 총기 분해/조립하면서 밤낮 "애인의 ×꼭지를 만지듯 조심스럽게~~~~" 어쩌고 귀가 닳도록 들었는데 하필 이런 때에,,,,,bb 혹시 여분으로 스틱 3개를 가지고 온 사람은 없나 실없이 다른 사람의 배낭만 기웃거리다가, 차라리 회사 이모대장한테 부탁해 볼까 약한 생각도 든다. 그러나 스스로 백두대간을 온 산사람으로서 차마 말이 떨어지지 않아 일단 부딪혀 보기로 마음을 가다듬었다. 그런데 이런!!! 산등성이를 치고 올라가는 속도가 장난이 아니다. 모두들 무언가에 쫓기는 사람처럼 앞으로 내달린다. 오르막 깔딱 고개를 처음부터 치고 올라간다. 순식간에 일행이 3~4명 단위로 조각조각 나눠지며 선두는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 나는 후미를 맡은 회사동료 이모대장과 같이하지 않고 일부러 전체 일행 중 2/3지점쯤에 위치하였다. 후미에 있으면 산행 중에 마음이 자꾸 약해질 것 같아서이다. 스틱을 하나가지고 올라 가기가 쉽지가 않다. 발목이나 무릎에 무리가 가면 어떡하나 자꾸만 신경이 쓰인다. 그래도 One Stick으로 가는 장점도 없지는 않다. 주변 지형지물(나무가지, 뿌리, 돌, 풀포기 등)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고 특히 무수히 많은 밧줄 타기에는 훨 나았다. 그래 이렇게 가는 거야!! 5. 암릉과 얼음길과 오르막 깔닥고개. 늘티재-청화산-조항산-고모치까지 쉬지 않고 걷고 또 걸었다. 12:20분 까지 바위/밧줄/내리막 빙판/오르막 깔닥고개와 씨름하고 수시로 아이젠을 신고 벗기를 반복하였다.  산악회장 일행과 식사시간에 조우하여 같이 식사를 하는데.......밥맛이 없다. 입이 깔깔하다. 밥이나 떡을 입에 넣어도 씹고 삼켜지지가 않는다. 도대체 무얼 먹어도 느낌이 없다. 혹시.......오버페이스......한 게 아닌가 불현듯 불안해진다. 무언가 먹어야 되는디.......먹어지는 건 없고..... 아무튼 준비해온 무릎보호대도 차고, 행장도 다시 손보고 마음을 추스렸다. 일행들 말로는 이제부터 대야산 정상까지 암릉의 연속이란다. 6. 아! 대야산. 그리고 얼음 직벽의 공포. 바위와 밧줄을 번갈아 부여잡고 오르고 또 오른다. 정말 길고 힘든 난 코스다. 스틱 한 개로 대여섯 시간을 등반한 결과인지, 다리에도 힘이 빠지고 손에도 힘이 없다. 이런 상태로 암릉 구간을 오르는 건 정말 지옥이다. 그래도 누구에게 하소연 한마디 할 수 없다. 그게 산사람이란다. 점심을 부실하게 먹어서인지 허기도 지고 체력은 거의 고갈 상태에 이른 것 같다. 사실 대야산은 2009년 6월 회사 산악회와 함께 용추계곡 방면에서 등반한 적이 있다. 그 때도 나름 힘은 들었지만(상당수 낙오!!!) 백두대간길 산행과는 비교 불허다.  어찌어찌 하여 대야산 정상!!! 2시간 이상 소요된 것 같다. 마주친 몇 명의 일행과 사진 한컷 찍으면서 고민해 본다. 이대로 작년에 등반한 코스인 용추계곡 쪽으로 내려가 버릴까??? 맞추어 선두그룹에서 무전이 왔다. 대야산 하산 길부터는 눈과 빙판이며 북벽(직벽) 상황이 너무 위험하니 맨 후미와 자신없는 사람은 용추계곡 쪽으로 탈출하란다. 그런데 마침 일행 중에 부부가 있어 여성분에게 슬쩍 떠보니 아무렇지도 않게 당연히 완주하겠단다......휴~~~지지리도 복도 없지....우라질레이션.......이제부터는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다. 모두들 아이젠을 점검하고 암릉과 빙판길을 따라 한참을 내려가니....아! 얼음에 덮힌 대야산 직벽이 까마득히 내려다 보인다. 군데 군데 밧줄 몇 개에 사람들이 간혹 걸려 있고.......  한 사람씩 밧줄을 타고 내려가고 나서 다른 사람이 또 밧줄을 잡아야 되는 관계로 한없이 지체/정체가 일어났다. 특히 여성 분들은 팔 힘이 약한 관계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었다. 체력이 고갈된 상태에서 2~30분 쯤 기다리는 동안 체온도 내려가고 상황이 여간 좋지 않다. 다행히 회사동료인 이모대장(후미 책임)이 후미들을 용추계곡으로 탈출시키고 내 뒤에 따라왔다. 매듭있는 밧줄을 양발과 겨드랑이 사이에 끼고 조심하란다. 어찌 내려가는 중에 순간적으로 발이 미끌렸다. 힘껏 밧줄을 손으로 당겼으나 그냥 미끌어져 내린다. 하늘이 노랗다. 팔과 손에 힘이 가지 않는다. 기분상으로는 3~4미터 미끌렸나??(실은 1~2미터일게다!) 다행히 매듭이 허벅지와 신발에 걸려 다시 아이젠을 빙벽에 박아 자세를 잡았다. 손과 팔에는 이미 힘이 빠져 버티기가 힘들었다. 뒤따라오던 이모대장이 "손으로 밧줄을 지탱하지 말고 신발과 아이젠으로 체중을 감당하라"고 소리친다.   조금씩 내려 가면서 신발로 먼저 체중을 지탱하니 확실히 손과 팔에 미치는 하중이 훨씬 덜어졌다. 중간 중간 바위 틈에 쉬어 가며,,,, 물과 영양갱으로 목을 축이고,,, 밧줄을 바꿔 가며,,,, 겨우 마지막 밧줄을 내려놓고 위를 보니 그냥 까마득이다. 내가 미쳤지!!! 그러기에 대부분 대간 꾼들도 이 구간만은 12월~2월은 피한다는데.....여기를 초보가 왔으니......  <지나온 대야산 직벽을 뒤로하고......> 7. 머나먼 주차장! 대야산 직벽을 뒤로 하고 본격적으로 하산 길에 접어들었다. 남쪽 사면은 낙엽 또는 진창길, 북쪽 사면은 빙판의 연속이다. 아이젠과 하나뿐인 스틱을 의지 삼아.... 오르막과 내리막이 끊임없이 반복된다. 블란치재-촛대봉-곰넘이봉-버리미기재-주차장 코스이다. 체력은 소진되었는데 암벽이 수시로 앞을 막아서고 밧줄이 그렇게 원망스러울 데가 없다. 봉우리 하나 올랐다가 내려오기가 쉽지가 않다. 내리막길은 그냥 빙판의 연속이다. 가도가도 끝이 없을 것 같은 대간 길!!!!  <오늘 지나온 백두대간 전반부 전경........휴~우~~> 일반 국립공원처럼 닦아진 등산로가 아니라서 대간 산행은 정말 힘들고 위험함을 절실하게 깨닫는다. 수시로 알바(길을 잘못 듬)에 빠지기도 한단다. 2시간 정도 걸어 마지막 곰넘이봉을 넘어서니 한참 아래 도로가 보인다. 인간이 만든 콘크리이트 도로가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마지막 힘을 짜내 조그만 시내를 건너 도로 가에 오르니 천국이 따로 없다. 도로를 따라 20여분 더 내려가 주차장에 당도하니 시간이 17:25.........무려 9시간 40분쯤 소요되었나 보다. 선발대들이 미리 준비해 놓은 소뼈를 통째로 넣어 끓인 떡국에 복분자주/소주를 몇잔 걸치고 나니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다. 내가 비록 초행 길에 거의 맨 후미로 완주했지만, 열댓 명의 베테랑 대원들이 중간에 탈출했다고 하니 나름 뿌듯함을 안고 귀가 길에 올랐다. 밤 9시 즈음에 서울막걸리 1병을 사서 집에 들어갔다. 장비 정리하고 샤워하고 나왔더니 "어째 탈 없이 잘 갔다 왔소?" 마누라가 김치에 따뜻한 두부 1모를 내온다. "당신은 힘도 좋소!" "글씨, 다른 여자 만났으면 정말 사랑 받고 살건디....." ~~~~투덜투덜~~~ ~ "그라고 힘이 남으먼 차라리 Two-Job이라도 뛰시오"~~~~~궁시렁 궁시렁~~~~이렇게 밤은 깊어가고............. PS. 1. 위 등산클럽 결성 취지가 일반적인 등산 모임과 달리 "자신의 등산 실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연마함에 뜻을 둔" 사람들이 대부분(주로 타 산악회의 산악대장급도 꽤 있다고 함)이라 일반 산악회처럼 일행이 함께 산행을 시작하고 마치는 것과는 전혀 다름. 차분히 물먹고 소변볼 시간도 따로 없으며 늦는다고 아무도 기다려 주지 않음. 잠깐 멈칫하면 앞사람이 보이지 않고 용을 써도 따라 잡기 쉽지 않음. 2. 겨울산행은 특히 장비가 중요함을 절실히 실감함.....(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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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영
이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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