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고등학교28회

법정 스님 호불호
ㆍ작성자: 이경호	ㆍ작성일: 2010/03/12	ㆍ조회: 2303
ㆍ추천: 0	ㆍIP: 222.xxx.107	http://blog.naver.com/ped6009

꽤 어릴 때 무소유를 읽고나서 이런 스님도 있구나하며 흐뭇해하던 적이 있었다.
무소유의 난초 이야기는 두고두고 뇌리에 남았다. 好

어느날 스님의 사진을 보고서는 깜짝 놀랐다.
차갑고 날카로운 인상이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그 후로 스님에 대한 첫 인상은 완전히 뭉게지고 말았다.
옹고집에 괴팍스런 쿠르지 영감, 까만 모자에 가발을 씌워놓으면 영락없는 마귀 할멈이다.
스님의 얼굴과 스님의 글을 연관지을 수가 없었다. 아니면 둘 중 하나는 가식이었거나. 不好

대화라는 책이 있다. 피천득 김재순 법정 최인호 네 분의 대화를 옮긴 책이다.
책에서 스님은 이렇게 말했다.
'전에는 괴팍 떨고 남에게 인정사정없이 대했고, 가까이 오면 벨 것같은 억새풀같다고 하더라.'
어느 인터뷰에 난 기사 내용이다.
'스님은 가까이 하기에 편하지 않은 얼굴을 가지셨어요'라는 말에 놀랐다고 했다.
스님이 그것을 알았다는 것으로 어쩐지 스님에 대한 마음이 편해짐을 알았다. 好

<무소유>에 '미리 쓰는 유서'라는 글이 있다.

죽게 되면 말없이 죽을 것이지 무슨 구차한 이유가 따를 것인가......유서는 살고 있는 생의 백서가 되어야 한다........누구를 부를까? 유서에는 흔히 누구를 부르던데. 아무도 없다. 철처하게 혼자였으니까.........죽기 전에 할 일은 먼저 인간의 善의지를 저버린 일에 대한 참회다....죽을 때 가진 것이 없을 것이므로 번거로움도 없을 것이다....혹시 책이 남는다면 '신문이오'하고 찾아주는 꼬마에게 주고 싶다......거창한 장례....화나게 할 것이다.....차가운 빗돌 대신 어느 여름날 좋아하게 된 양귀비꽃이나 모란을 심어달라 하겠지만 무덤도 없을테니......생명의 기능이 나가버린 육신은 보기 흉하고 이웃에게 짐이 될 것이므로 조금도 지체할 것 없이 없애주었으면 좋겠다......이웃에서 방해되지 않을 곳이라면 아무데서나 다비(화장)해도 무방하다.......사리같은 걸 남겨 이웃을 귀찮게 하는 일은 하고 싶지 않다..... 죽으면 가고 싶은 곳이 있다. 어린 왕자가 사는 별나라 같은 곳이다.의자만 옮겨놓으면 하루에도 몇번이나 해가 지는 것을 볼 수 있는......내생에도 다시 한반도에 태어나고 싶다....모국어에 대한 애착 때문에 나는 이 나라를 버릴 수 없다. 다시 출가 수행자가 되어 금생에 못 하단 일들을 하고 싶다.

<무소유>에 '영혼의 母音'이라는 글이 있다.
어린 왕자. 지금 밖에서는 가랑잎 구르는 소리가 들린다. ....나하고 친하자. 나는 외롭다. 나는 외롭다. 나는 외롭다....이제 너는 내게서 무연한 남이 아니다.......보이지 않던 사물이 보이고 들리지 않던 사물이 들리게 된 것이다. 너를 통해서 나 자신과 마주친 것이다.......내가 하는 일이 곧 나의 존재임을 투명하게 깨우쳐 주었다.....'별들을 보고 있으면 난 언제든지 웃음이 나네.......어린 왕자! 너는 죽음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더구나. 이 육신(肉身)을 묵은 허물로 비유하면서 죽음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더구나. 생야일편부운기 사야일편부운멸, 삶은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나는 것이요 죽음은 한 조각 구름이 스러지는 것이라고 여기고 있더라..... 네 목소리를 들을 때 나는 누워서 들어 그래야 네 목소리를 보다 생생하게 들을 수 있기 때문이야......나는 항시 너와 함께 있다.

스님의 글 몇자 옮겨 적는 것으로 그에게 얻은 행운을 조금이나마 갚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입니다.
스님은 묵은 허물을 벗고 편히 누으신 채로 어린 왕자의 나라로 여행 중이겠습니다.

정한성 2010-03-12 14:13	오늘 수업 시간에 그분에 대해 조금 언급했다. 많은 학생들이 '무소유'에 대해 알고 있는 듯 해서 한 사람의 향기가 얼마나 진할 수 있는 가를 느껴 보았다. 편히 가시길

보해 2010-03-12 16:43	유서는 살고 있는 생의 백서가 되어야 한다........

김대철 2010-03-13 16:05	불호 하나, 일반인에게 생명은 끝까지 지켜내야 할 제1의 가치가 되어야 하겠지만, 성직자들에게서 생명은 신의 뜻에 따르는 것이므로, 임종을 맞이할 때의 태도에 있어서 무언가 차이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종교인으로 살아오시면서 모든 것을 버리는 무소유의 삶을 사셨는데, 마지막 임종에서는 종교인의 근본인 삶을 초월하지 못하고 오히려 삶에 대한 강한 집착이 느껴지는 것은 어인 일일까?

장두혁 2010-03-14 02:57	대철이 말이 맞다 성철과는 비교도 안되는 스님이지 ㅋ 글쟁이 정도라고 할까 ㅠㅠ

보강 2010-03-14 07:10	종교적 삶 속에서 밖으로 드러난 부분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종교적 삶 속에서 그 종교인이 향하는 마음과 자세 그리고 향하는 열정이 아닐까 텅 빈 충만, 무소유는 진정한 대 자유인의 범 우주적 하나 된 마음이고 진정한 소유를 의미하기에 그 삶 속에서 비친 삶의 모습에서 한 가닥의 집착으로 비쳐진 모습이 있다면 그건 일상적인 삶의 집착의 몸부림이 아닌 세세생생의 삶의 습이였기에 그대로 받아 드리는 모습으로 보아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적 삶의 모습 속에서 자기가 처한 각양각색의 모습 속에서 자기적 대아를 향한 무소유의 모습이 중요하다고 본다. 법정 스님과의 첫 인연은 83년 군에서 군종병으로 군 복무 할 무렵 송광사 불일암에서 였는데 혼자서 군불이 모락모락 나는 불일암에서성성히 밝은 눈빛으로 마주한 모습에서 맑고 밝고 뚜렷한 수좌의 모습을 보았다. 법정의 무소유와 자신의 무소유????

김대철 2010-03-14 10:28	개인적으로는 인간으로서의 박재철 선생님을 존경하고 유능하신 분으로 생각하지만, 종교인으로서의 법정스님을 높게 평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인간으로서의 선생님은 누구도 따를 수 없는 무소유의 삶을 끝까지 실천하시어, 인간과 사회에 커다란 빛이 되셨으니 가장 훌륭한 삶을 사셨다는 데에 있어서 나 역시 동감하고, 어쩌면 비종교인인 나의 지향점이기도 하다. 종교인으로서의 법정스님은 무소유가 물질적인 한계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종교인, 특히나 불가인이라면 정신적인 무소유가 불법의 지향점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물질적인 무소유는 불가에 귀의하는 순간 원하든 원치 않든간에 실행해야하는 의무이기 때문에. 색즉시공, 생사해탈, 윤회 ... 마지막 삶의 집착에서 불가의 정신적인 무소유가 느껴지지 않는 것은 아마도 당연한 삶의 결과가 아닐까 생각된다. 물질적인 무소유만을 실천하기에도 버거운 너무나 많은 물질들을 소유하셨고, 이들로 인하여 정신적인 무소유를 실천할 시간적 여유가 너무도 부족했기 때문일 것이다. 스님으로서의 법정이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박재철 선생님을 존경합니다.

보강 2010-03-14 21:04	직관, 그대로 바라보는 것, 그 속에는 물질과 정신을 하나로 보고 그대로 거기에 있기에 눈이 있어 바라보고 생각하는 것 자체라 생각. 마음의 작용은 허공과 같아서 때에 따라서는 생각이 흘러가는 구름처럼 일어나는데 그 생각 마저도 무한 광대한 허공의 일부로 보고 거기서 일어나는 생각 마저도 물질과 정신과 같이 하나인데 우리 생각이 물질이다 정신이다 생각하는 것이라 생각, 따라서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물질적 무소유로만 생각 한다면 법정도 죽고 거기서 일어나는 생각을 하는 생각 또한 죽음이라 생각한다. 거기서 살기 위해서는 득력의 필요하고 그 득력은 확신한 믿음 속에서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엇을 믿는가 자신을 믿을 뿐...

김영배 2010-03-15 10:54	인간은 신이 아니다. 신을 흉내 내려 하며 계율 혹은 수행하는자를 종교인 혹은 목회자 라고 한다. 종교인을 따르는자 들을 신자라 한다. 범의 눈썹과 독수리의 눈, 꽉 담은 입술, 카랑 카랑한 목소리... 첫인상의 법정 스님의 카리스마. 예기 어린 시퍼런 장검 같았다. 수년전 길상사 법회에 우연히 뵌 첫 인상의 소회. 심득한 친구들의 격론이 예사롭지 않아 2~3차례 숙독을 했으나 오리무중이다. 종교간의 벽을 허물고 무소유의 삶의 의미를 남긴 분... 어렸을때 전쟁놀이 하면 우리편은 좋은편 반대편은 나쁜편 하고 놀았던 생각을 하며... 그저 자신의 영달과 명예를 위해 살아가는 민초의 일원으로 고된 수행을 하며 뭔가 남길려 했고 남겼던 그분을 인간적으로 우리편은 좋은편 정도로 범부의 한사람 으로써 명복을 빌어 봅니다.

김대철 2010-03-15 11:06	성철 스님의 법어를 빌리자면, 물질은 물질이고 정신은 정신이다. 개인의 깨달음(인식)의 단계에 따라 물질이 정신이 되고 정신이 물질이 되다가, 물질과 정신이 하나가 되고, 물질도 정신도 공의 세계라는 해탈의 경지를 거처 비로서 물질은 물질이고, 정신은 정신이라는 불타의 경지에 이른다는 것인데, 보강이 얘기하는 것은 바로 불타의 깨달음의 경지를 뜻하는 것으로서, 고승들도 이루기 어려운 깨달음의 경지이다. 법정스님의 깨달음의 경지가 어디까지 이르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삶에 대한 집착이 남아있다면 생과 사가 하나라는 깨달음의 경지에도 이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깨달음의 경지를 말이나 글로서 나타내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보강 2010-03-15 11:38	처음 "무소유"라는 단어에 대하여 몇 칠간 생각을 하여보았다. 무소유는 현재 가진 모든 주변의 것들을 사용하지 않는, 그냥 사용하지 않는 게 아니라 생활 속에서 사용하되 집착을 하지 않는 거라 나름대로 결론을 내렸다. 며칠 전 법정 스님 추모 영상이 SBS를 통하여 방영된 적이 있는데 법정 스님이 집착에 대하여 하신 말씀이 모든 집착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했는데 차를 마시는 다기에 대하여 아직 까지 집착이 간다고 하였다.구도인의 솔직한 마음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일상에서 주변의 사물을 사용하되 집착하고 하지 하고는 본인의 마음이라 생각한다. 법정 스님의 사물에 대한 집착이 보였다면 그대로 법정의 공부 부분이고 더 확실히 알기 위해서는 법정의 마음과 하나가 되는 작업인데 그건 법의 세계를 이해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김대철 2010-03-15 12:49	내가 얘기하는 삶의 집착은 일상이 아니라, 마지막 투병 생활 하신 것에 대한 얘기다. 우연히 신문을 통해서 삼성의료원 치료비를 홍라희 여사가 대납했다는 사실과, 폐암 치료를 위해서 미국까지 가서 치료받았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느껴지는 생의 집착이었다. 종교인이 아니었다면 자연스러운 것이었을텐데. 치료를 받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다. 치료를 하겠다면, 동국대 부속 불교병원도 있지 않는가. 살기위해서 최고의 의료진을 찾아다녔으며, 그 치료비를 다른 사람이 내주었다는 사실이 그분의 깨달음의 경지를 의심하지 않을수가 없게 된 것이다. 나 역시도 우연히 SBS 프로그램을 잠깐 보았는데, 깨달음의 수련보다는 색(글, 음악, 여행, 물건 등등)에 보다 더 집착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유명한 다른 고승들은 어떤 선택을 하였을까. 길상사에서의 조문시, 조계종 총무원장의 '관점이 다르다'는 소감 한 마디가 모든 것을 대변해 주었다.

보강 2010-03-16 09:42	好,不好,不好不.

김대철 2010-03-16 11:56	아미타불~, 호, 불호 모두 공인 것을... 다음 주에 만나면 좀 더 얘기해보자.

guest 2010-03-16 14:53	베스트 셀러를 낸 작가..시쳇말로 대박을 낸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동안 들어왔던 인세만 해도 수 십억...수술비를 걱정할 필요 없는 돈이다...그러나 그 돈은 불우학생들에 기부 됐었다. 누군가가 대납을 했다는 것은 돈이 없어서라기 보다는 그 신도의 정성정도로 느껴진다. 병을 치료해 생명을 연장하는 것을 삶에 대한 집착이라는 것인데..그저 아픈대로 두었다가 그대로 생을 마감한다는 것은 그또한 생명경시가 아닌지..아니 집착하지 않기 위해 생명을 돌보지 않는 그런 무책임을 무소유할 수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겠는가....무소유...갖지 않을 수 없는 물질에 있어 갖고 있다면 더 이상의 것을 얻기 위해 욕심을 부리지 말자는 것이 아닐까...스님이 비유했던 물항아리처럼 ... 항아리의 물을 덜어내야 또 물을 채울 수 있는 것처럼...무소유는 소유에서 비롯된다는 .....전혀 갖지 않은 것이 아니라 갖은 것을 비워내는 것이라는...

guest 2010-03-16 15:26	삶과 죽음을 하나의 연장선상으로 바라봐야만이 그것이 삶에 대한 집착이 아닐까... 바람과 꽃과 음악과 이러한 것을 가까이 함이 집착이라 한다면 해탈이라 말하는 그 경지에 이르는 수도승들은 과연 누구를 위한 해탈일까 오직 자신만을 위한 구도일 뿐 아닌가.. 스님도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방식으로 수행을 했을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수 있다. 어쩌면 해탈의 경지가 아닌 자연의 소리와 울림에 귀를 기울이는 인간적인 것들이 더 힘들게 수행자의 길을 걸었을지도 모를 일... 그래서 더 연민을 느끼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 지나가다 들린 객일 뿐인데 그저 며칠간의 생각을 섞고 싶었을 뿐입니다. 난 불자도 아니고 카톨릭 신자죠..

보강 2010-03-18 07:45	법정스님 유언장 전문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맑고향기롭게는 17일 오후 서울 성북동 길상사에서 지난달 24일 작성한 법정스님의 유언장 전문을 공개했다. 유언장은 출판물 관련 내용이 있는 '남기는 말'과 제자들에게 주는 '상좌들 보아라' 등 2장으로 구성됐다. 다음은 유언장 전문. ◇남기는 말 1. 모든 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어리석은 탓으로 제가 저지른 허물은 앞으로도 계속 참회하겠습니다. 2. 내것이라고 하는 것이 남아 있다면 모두 '사단법인 맑고향기롭게'에 주어 맑고 향기로운 사회를 구현하는 활동에 사용토록 하여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그동안 풀어놓은 말빚을 다음 생으로 가져가지 않으려 하니, 부디 내 이름으로 출판한 모든 출판물을 더 이상 출간하지 말아주십시오. 3. 감사합니다. 모두 성불하십시오. 2010년 2월 24일 법정 속명 박재철 ◇상좌들 보아라 1. 인연이 있어 신뢰와 믿음으로 만나게 된 것을 감사한다. 괴팍한 나의 성품으로 남긴 상처들은 마지막 여행길에 모두 거두어가려 하니 무심한 강물에 흘려보내주면 고맙겠다. 모두들 스스로 깨닫도록 열과 성을 다해서 거들지 못하고 떠나게 되어 미안한 마음 그지없다. 내가 떠나더라도 마음 속에 있는 스승을 따라 청정수행에 매진하여 자신 안에 있는 불성을 드러내기 바란다. 3. 덕조는 맏상좌로서 다른 생각하지 말고 결제 중에는 제방선원에서 해제 중에는 불일암에서 10년간 오로지 수행에만 매진한 후 사제들로부터 맏사형으로 존중을 받으면서 사제들을 잘 이끌어주기 바란다. 3. 덕인, 덕문, 덕현, 덕운, 덕진과 덕일은 덕조가 맏사형으로서 존중을 받을 수 있도록 수행을 마칠 때까지는 물론, 그 후에도 신의와 예의로 서로 존중하고 합심하여 맑고 향기로운 도량을 이루고 수행하기 바란다. 4. 덕진은 머리맡에 남아있는 책을 나에게 신문을 배달한 사람에게 전하여 주면 고맙겠다. 5. 내가 떠나는 경우 내 이름으로 번거롭고 부질없는 검은 의식을 행하지 말고, 사리를 찾으려고 하지도 말며, 관과 수의를 마련하지 말고, 편리하고 이웃에 방해되지 않는 곳에서 지체없이 평소의 승복을 입은 상태로 다비하여 주기 바란다. 2010년 2월 24일 법정 박재철 서울 성북구 성북동 323 (끝)

작은소리 2010-03-18 09:37	유서를 보니 참 많은 미련을 두고 가는구나. 마지막 가는 순간까지 깨닫지 못한 것들에 대한 미련은 또 어땠을까 싶다. 스스로 깨달을 수 없는 것이 인간이라는 것을 알았더라면 부끄럽지 않는 무소유가 됐을텐데.. 육신은 한줌 흙일 뿐이고 죽음은 육신에게만 있는것이지. 아마 알 고 있었겠지. 영혼이 떠나는 순간 자신의 죽음을 보았을 것이고 영생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았겠지. 생은 윤회하는 것이 아니라 이 땅의 삶이 생의 짧은 여정이었음을 영혼의 존재가 되어서 알았을꺼야.. 깨닫기 위한 집착. 우주와 하나가 되고픈 집착. 모든것을 초월하려는 집착. 집착을 벗어나고픈 집착. 무소유를 위해 얼마나 많은 것을 소유해야하는가? 그의 유서속에 집착과 소유의 모습이 돌탑처럼 남아있는것은 어찌된 것인가? 아무것도 남지 않기를 바라는 그 욕심은 이제 비워낼 무소유의 외침도 들려줄 수 없는데...

김대철 2010-03-18 11:01	허공인 사바세계(물질)에 어떤 미련이 남아서 마지막까지 편하게 가시지를 못하고... 무소유를 말씀하셨지만 너무나 많은 것들을 소유하셨습니다. 이미 가진 것이 없으니 조용히 편하게 귀의할 수 있는 무명의 스님들이 더 불타에 가까워 보입니다. 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보강 2010-03-18 12:58	[법정 스님 밝은편지] 이해인 수녀님께 수녀님, 광안리 바닷가의 그 모래톱이 내 기억의 바다에 조촐히 자리잡습니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재난들로 속상해 하던 수녀님의 그늘진 속뜰이 떠오릅니다. 사람의, 더구나 수도자의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리기만 한다면 자기 도취에 빠지기 쉬울 것입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어떤 역경에 처했을 때 우리는 보다 높은 뜻을 찾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그 힘든 일들이 내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알아차릴 수만 있다면 주님은 항시 우리와 함께 계시게 됩니다. 그러니 너무 자책하지 말고 그럴수록 더욱 목소리 속의 목소리로 기도드리시기 바랍니다. 신의 조영안에서 볼 때 모든 일은 사람을 보다 알차게 형성시켜주기 위한 배려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사람들은 그런 뜻을 귓등으로 듣고 말아 모처럼의 기회를 놓치고 맙니다. 수녀님, 예수님이 당한 수난에 비한다면 오늘 우리들이 겪는 일은 조그만 모래알에 미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옛 성인들은 오늘 우리들에게 큰 위로요 희망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 분 안에서 위로와 희망을 누리실 줄 믿습니다. 이번 길에 수녀원에서 하루 쉬면서 아침미사에 참례할 수 있었던 일을 무엇보다 뜻깊게 생각합니다. 그 동네의 질서와 고요가 내 속뜰에까 지 울려 왔습니다. 수녀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산에는 해질녘에 달맞이꽃이 피기 시작합니다. 참으로 겸손한 꽃입니다. 갓 피어난 꽃 앞에 서기가 조심스럽습니다. 심기일전하여 날이면 날마다 새날을 맞으시기 바랍니다. 그 곳 광안리 자매들의 청안(淸安)을 빕니다. ------------------------------------- 종교적 자기 관점과 생각의 대상에서 편견이 아닌 하나로 바라보는 마음이 일어나기에 好不好... 不好不.

김대철 2010-03-18 15:03	불가인이 되기 위해서 출가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아마도 속세와의 연을 끊기 위해서일 것이다. 석가모니가 4번을 출가한 끝에 득도를 하였으니 속세와의 인연은 불가적 수행에 가장 큰 장애물일 것이다. 연을 끊어도 얻기 어려운 깨달음인데 하물며 연을 엮어갔으니 깨달음이 깊을 수가 있겠는가? 이 글을 읽고서 법정스님의 종교에 대한 깨달음이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종교를 빌린 '연시' 정도로 생각되는데 내가 너무 지나친 것인가? 예전에 집사람이 구입했던 법정스님 수필집 3권의 책들(무소유/산에는 꽃이피네/홀로사는 즐거움)을 최근에 처음 읽어보았는데 불가의 깊이를 느낄 수가 없어서 읽는 것을 중단했다. 이 글에서도 마찬가지로 이해인 수녀에 대한 배려는 커다랗지만 종교적인(불교든, 카돌릭이든) 울림은 느껴지지 않는다. 아마도 불필요한 미사여구의 현란함 때문이겠지. 연시라면 어울리겠지만.

김대철 2010-03-18 15:50	법정스님에 대한 공개적인 토론은 이것으로 충분할 것 같다. 더 이상의 토론은 사석으로 옮기자. 맹목적인 쏠림에 대해 불가의 근본을 다시 생각해보자는 뜻으로 토론을 시작했는데 본의아니게 부정적인 면만을 강조한 것 같아서 스님께 무척 송구스럽기는 하다. 소유, 무소유, 호, 불호, 모두 깨닫지 못한 중생들의 부질없는 일이 아니겠는가.

보해

2010-03-18 19:02

ㅎㅎㅎ 혹시 guest 가 이 보해가 아닌가 하는 사람이 있던디..
댓글 다는게 믓이라고 감추고 말고 하겄냐. 하고 잡으믄 걍 쓰는것이제....
우짜다 대철이가 이라고 열 받아브렀냐? 뭐 보강이야 절에서 사니까 이해는 한다만....
여튼 보기는 좋네... 그라고 둘다 넘 어려운 소리는 허덜말고.... 좀 편하게 가자고....


김대철	나는 비종교인이지만 삶의 가치나 사고의 방식에 있어서 정서적으로 불가에 더 가깝다. 법정스님에 대해서 일반인의 평가는 이미 알려진대로 성인에 버금갈 정도로 절대적이다. 그러나 불가에서의 평가는 조금 다를 수밖에 없다. 일반에서의 평가가 10점 만점에 10점이라면 불가에서의 평가는 9점 정도라고나 할까? 그 1점 차이에 대해서 보광과 토론하는 것이다. 따라서 불가에 대한 이해와 애정이 없다면 이 토론 자체가 성립하지 않을 것이다. 불가의 근본 원리와 수행에 대해서 토론하기 때문에 일반 대중이나 타 종교인의 관점에서 이 토론에 참여한다면 핵심을 간과한 것이 될 것이다. 이 토론을 통해서 법정스님과 불가에 대해서 보다 더 올바른 평가가 있기를 바랄 뿐이다.	3/19 10:59

guest 2010-03-20 02:06	이런 이유로 이곳을 들립니다. 너무너 뻔한 얘기들이 아닌 공론이 존재할 수 있어서.. 만약 guest에 대한 궁금증이 있다면 얼마든지 들어내겠지만 그건 아닌 것 같고... 다만 애정을 갖고 지나가다 들리는 거지요...헌데 법정에 대한 글이 있어서 잠시 머물렀을 뿐...... 어떤 경지에 이르면 해탈이 되는 것인지..그건 어쩌면 가장 이기적인 자기만의 관점이 아닐까... 이것도 나만의 생각이지만

guest 2010-03-20 02:17	그 사람의 위치가 어떠한 건 ...아마도 범인에게는 가장 인간다울 때 그 사람에 대해 애정을 느끼는 것이 아닐까.. 득도가 아닌.. 인간의 정마저도 끊어야 하는 것에 대한 연민...그러하기에 더 힘든 수행의 길... 수녀와의 교류가 편지라는 형식을 빌었지만 그들 두 사람은 인간애를 넘기 위해 얼마나 큰 수행이 필요했을까 하는....인간과 교류할 수 없는 수행이나 해탈은 오직 수행하는 자신만을 위한 이기적인 행위가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