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동정
및 알림
자유게시판
졸업앨범
주소록
         |
  백두대간 산행기 21편-미시령,대청봉,한계령 |
||
| ㆍ작성일: 2011/09/26 | ㆍ조회: 1798 | |
| ㆍ추천: 0 | ㆍIP: 58.xxx.180 | |
대여섯 시간 황철봉 구간을 통과한 후 이미 체력이 바닥난 상태에서 공룡능선 6Km가 시작되고.......공룡능선이 끝나면 또 희운각에서 魔의 소청 오르막길과 계단이 시작된다. 소청을 지나 끝청 갈림길에서 대청을 거쳐 끝청 갈림길로 다시 되돌아와 기나긴 서북능선을 따라 한계령으로 내려오는 코스이다. 따라서 대다수 산악회는 두 구간으로 나누어 진행하는데 우리클럽은 올해 11월에 대간을 종료하기 위해 한꺼번에 이 구간을 완주하기로 결정하였다. 극소수 산악회에서 간혹 시도하는데......산행기를 보면 대개 17시간 정도 소요된다. 물론 국공파 감시인을 피하기 위해 무박 산행으로 미시령에서 한계령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 특히 나는 8월 내내 매주 백두대간을 뛰었기 때문에 피로도 누적되어 더욱 걱정이 된다. 8/6 점봉산(25Km), 8/14 속리산(21Km), 8/21 백운산(21Km), 8/27 지리산(41Km), 그리고 9/3 오늘 설악산 24Km를 완주하는 5주 연속 강행군이라 걱정도 되었지만.......일주일 전 지리산 41Km를 악천후 속에 완주한 경험이 있어 일견 마음을 추스리고 대간 길에 오른다. 그런데 최종 참여 인원을 보니 40여명이 훌쩍 넘는다. 이 구간이 워낙 금단의 마력(황철봉)을 가지고 있어.......상당수 울트라/산악 마라톤 회원들과 안산의 내노라 하는 산꾼 들이 대거 참여하였다. 새삼 승부욕도 치솟고.....말티노! 그래...가는 거야~~~아자! 아자! 앗팅!!! 1. 산행일시 및 코스 ◆ 산행일시 : 2011년 9월 3일(토) 무박산행, 02:45~14:50(산행시간 : 12시간 05분) ◆ 산행코스 : 미시령-(너덜)-황철봉-(너덜)-저항령-(너덜)-마등령-공룡능선-무너미고개 -희운각대피소-소청-중청-끝청-서북능선-삼거리-한계령(23.75Km, 남진)  2. 어둠과 이슬비, 농무에 휩싸인....황철봉! 구형 버스에 만차에 가까운 인원이 승차하여.......보통 때보다 자리가 여간 불편하다. 그래도 클럽 재정에 오랜만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즐겁게 받아들인다. 이번 산행에는 클럽회원과 타 일행이 같이 섞여 있고 또 어둠 속이라 통일된 행동을 취하기 극히 어렵다. 특히 회장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차가 있는 날머리 한계령 주차장에서 만납니다. 우리 프로들답게 중간에 어디로 차를 이동해 달라 그런 것 없습니다! 중간에 비선대이든, 백담사이든 탈출은 자유로 하시고.......!" 엄포를 놓으신다.  2시 30분 넘어 미시령 근처에 도착! 다행히 바리케이드를 넘어 개구멍을 정확히 발견하였다. 여성회원들을 남성회원들이 도우면서 넘어 드는데......철조망이 바로 뒤쪽에 있어 옷에 걸리고.....처음부터 위험 천만이다.  <아래 중앙이 나!! 철조망 넘는 장면~~~> 그리고는 상당히 미끄러운 급경사 진흙길이 한참을 이어지고.......삼삼오오 부지런히 나무와 풀뿌리를 잡고 헤쳐 올라간다. 금새 호흡이 가빠지고......얼굴에 땀과 흙, 이슬비로 얼룩진다. 특히 나무와 풀 사이를 헤치고 나가는데 상당한 체력이 소요된다.  중간에 로프 길도 이어지고.......가는 도중에 우리 팀 말고도 2팀을 더 만났다. 좁은 대간길에 페이스나 구성이 서로 다른 다른 팀들이 혼재되어 여간 혼잡하다. 그러나 다른 2팀은 마등령 까지만 간다 하고.....우리가 한계령 까지 간다 하니 경이로운(?) 표정으로 얼른 길을 비껴 준다.  <속초 시내 야경> 이렇게 한참을 오르다 보니.......어느덧 너덜지대가 시작된다. 나는 얼른 스틱을 집어넣고 본격적인 너덜지대 오르막 산행모드로 준비한다. 안개비와 농무 때문에 이미 옷과 배낭은 축축해진지 오래! 바위들 역시 미끄럽기 그지없다. 자칫 발을 잘못 딛으면.....그대로 중상이다. 어둠과 짙은 안개! 이슬비! 안경에 하얗게 서리는 김과 씨름해 가며 거의 네발로 기어 오른다. 조심 또 조심~~~   너덜지대에는 대간 표시기가 거의 없다. 그래서 방향은 야광봉/막대기와 밧줄을 주로하고 간혹 바위에 표시되어 있는 붉은색 화살표를 참조한다. 그런데 화살표 방향만 맹신하면 큰일난다. 거꾸로 가는 표시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나의 캠프라인 신발의 바닥 접지력은 아직 괜찮은 것 같다. 도움이 많이 된다.   <끝이 없는 벼라별 너덜길~~~> 중간에 길을 잃고 헤매기도 여러 번! 다행히 많은 사람들이 서로 도와가며 길을 찾아 간다. 2시간 쯤 지나 누군가 여기가 황철남봉 이란다. 정상석도 없다.(나중 알고보니 여기가 황철봉 정상이었다!) 아니 어둠과 안개 때문에 위치에 대한 감각이 전혀 없다. 우리는 아직도 황철봉은 더 가야 되는 줄 알고 걷고 또 걸었는데.......도무지 황철봉이 나타나질 않는다. 수시로 너덜지대는 나타나 우리를 괴롭히고 몸은 자꾸 지쳐 가는데..........도대체 오르막도 얼마를 지났고 너덜지대도 얼마를 지났는데...ㅠㅠㅠㅠ  <어디가 황철봉 정상인지도 모르고 환호하는.....> 3. 저항령을 넘어....휴우~~마등령! 어느덧 희뿌엿게 먼동이 밝아올 즈음에야.......우리가 이미 황철봉을 지났고......저항령까지 넘었음을 알게 되었다. 이제 마등령을 향한 오르막이란다. 그런데 빗줄기가 갈수록 굵어진다. 바람도 장난이 아니다.일본 근해에 진출한 태풍 영향 때문이다. 마등령 오르막길에 잠시 쉬고 있는 일행과 만나 과일을 나눈다. 그리고 이미 젖어버린 배낭을 추스리고......최근에 구입한 하계용 바람막이 자켓을 껴입는다. 오늘 남은 산행구간이 너무 길어 비옷을 아예 입지 않고 견디기로 정한다.  <여기는 정확히 마등령 오르막길임> 이렇게 6시 50분 쯤(미시령 출발 후 4시간이 조금 지나서) 오늘의 1단계 목표지점인 마등령 고개에 도착한다. 이제 국공파 감시인도 겁 안나고........다음부터는 익히 아는 안전하고 적법한 국립공원 구간이다. 일시에 맥이 탁 풀린다. 선두진영과 후미도 속속 도착하고.......그런데 비선대 쪽에서 온 사람들은 산행 옷차림이 정갈한데.......우리들은 모두 상거지 내지는 무장공비 같은 꼴이다.ㅋㅋㅋ  <마등령 정상임> 자연스럽게 조식 상차림이 차려진다. 나는 송총무, 울트라 마라톤팀, 김기호 회원님과 자연스럽게 자리를 같이하였는데......밥과 각종 반찬 등이 그냥 한정식 한상이다. 참 재주도 좋다. 나는 비상 전투식량 만으로 준비하였다. 괜히 미안해서 비장의 서울막걸리 한 병을 꺼내는데.......모두들 자제하는 분위기라 한 잔만 마시고 다시 배낭에 갈무리한다.  <오세암, 백담사 방향 표지판> 4. 폭풍우 속에......운무에 싸인 공룡능선! 마등령을 출발하면서 시계를 보니 7시 5분! 이제 비는 거의 폭풍우 수준이다. 게다가 진한 안개가 자욱하여 공룡능선의 그 웅장한 위용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김기호님, 천공님, 그리고 다른 회원님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공룡능선과 빗속에서 사투를 벌인다. 오르막에서는 그냥 쉬지 않고 오르면 되고........내리막에서는 그냥 발이 가는 대로 딛으면 되고.......아직 신발에는 물이 들어오지 않아 다행이다.  공룡에 접어든지 1시간쯤 되었나.....감으로 이건 1275봉이다. 한없는 오르막이 이어진다. 논스톱으로 치고 오르니......안개에 싸여 어렴풋이 보이는.....바로 1275봉의 벽면이 우람하게 서 있다. 마침 일행 4명이 있어 같이 김기호님의 스마트폰으로 인증샷을 한다. 오늘 산행에는 전 구간이 비와 안개 때문에 대다수 사진을 찍지 못했다.  <공룡능선 중앙 1275봉에서> 간단한 생리적 욕구를 해소하고 부지런히 걷는다. 비바람은 더욱 심해지고......오가는 사람도 거의 없다. 일행도 수시로 헤어지고 모이기를 반복하며 공룡과 씨름한다. 김기호님과 천공님은 무릎 때문에 여간 고생하시고......홍삼한방님은 고질적인 발목 문제로 오늘도 힘든 산행을 이어 가신다.   <공룡능선을 2시간 10분에 주파하고 인증샷! 폭우 속에서....> 공룡능선의 끝인 무너미 고개 임박해서 마지막 로프를 천공님과 타고 내려오니.......불어난 계곡 물이 우릴 반긴다. 이제 끝이다. 무너미 고개 근처에서 부리나케 인증샷을 찍으며 시간을 보니......9시 15분!공룡능선을 통과하는데 약 2시간 10분 소요 되었다. 5. 희운각을 지나.....그리고 魔의 소청 오르막길..ㅠㅠㅠ 무너미 고개에서 희운각까지는 아예 폭풍우 수준의 장대비가 쏟아지고........대부분의 산꾼 들이 최단거리로 하산하느라고 분주하다. 나도 희운각 처마 밑에서 폭우를 피하며 일행을 기다리는데.....태풍의 간접영향으로 인한 폭풍우가 장난이 아니다. 일행들과 약 20분 정도 지체하며 비가 약해지기를 기다리는데 도무지 멈출 기색이 없다. 결국 비바람으로 떨어지는 체온저하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조처만 취하고 결연히 소청 오르막을 오른다. 이제 한시라도 빨리 한계령 목표까지 가는 일만 염두에 두기로 한다. 일행들도 묵묵히 뒤를 따르고......계단과 끊임없이 이어지는 오르막 돌자갈길의 연속이다. 신발은 벌써 물로 흠뻑 젖었고......비바람은 갈수록 세차게 몰아친다. 간혹 반대쪽에서 황급히 내려오는 사람들은 있어도 이런 악천후에 우리처럼 올라가는 사람들은 전무하다. 대청봉에 오른 사람들도 아마 오색 방향 등을 통해 최단거리로 하산할 터이다. 28산우회 강민영회장이 비선대에서 마등령을 거쳐 공룡을 타고 소청오르막을 거쳐 한계령이나 오색으로 하산 하는 코스를 꼭 타고 싶다고 했는데......결국 내가 대신 선답자로서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오르막 도중에 희운각에서 늦게 출발한 송총무와 동행을 만났다. 그런데 이 분이 대단한 마라톤 경력의 소유자다. 2년 전엔가 622Km를 완주했다나? 아마 전남 해남 땅끝 쯤에서 강원도 고성 쪽으로 하면 622Km 코스가 나온다 한다. 참고로 부산 쪽에서 파주 쪽으로 코스를 잡으면 538Km가 나온다는데......여기저기 초 장거리 마라톤 코스를 여러번 주파한 모양이다. 비바람 속에서 쉬임없이 올라 도착한 소청 그리고 끝청 갈림길!!! 여기에서 0.6Km 떨어진 "대청봉"을 찍고 다시 와야 하는데......왕복이면 한 30분 정도 소요된다. 그리고 김기호님과 천공님을 여기에서 기다려야 하는지.....여간 갈등되는데..... 6. 대청을 제끼고....끝없는 서북능선~~~  <좌측 대청봉을 외면하고......한계령 방향으로 고고씽~~~> 송총무와 마라토너 동료, 그리고 나 셋이서 끝청 갈림길 표지석을 보는 순간(한계령 7.7Km 표시가 선명하다.)! 때 맞추어 세차게 불어온 비바람이 우리의 갈등을 날려 버린다. 왼쪽 대청봉 쪽으로는 눈길도 주지 않고 바로 오른쪽 서북능선 방향으로 발길을 돌린다. 그래! 대청봉이야 너무나 자주 왔는데 꼭 오늘 가야만 되는 것도 아니고......잽싸게 자기 합리화를 시키고 기나긴 서북능선길을 걷고 또 걷는다.(이런 와중에 우리클럽 선두진과 슈퍼래빗, 풀잎님 등 기어코 대청봉을 밟고 온 일부 회원님들께 존경의 염을 보낸다!!!)  <꿋꿋이 대청봉을 거쳐온.....슈퍼래빗> 새로운 일행과 수시로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면서 가는 도중에 갑자기 떠오른 생각!!!......맞다! 마등령에서 먹다 남은 막걸리가 배낭에 있지 않은가??? 빗줄기 속에서 꺼내보니 거의 2/3병이나 남아 있다. 벌컥벌컥 몇 모금씩 들이켜니........순식간에 바닥나고......휴~~~살 것 같다. 약간의 취기속에......세상이 좀더 따뜻하고 친근해 보이고.....남은 길도 아주 짧게 느껴진다. 이제 굴러가도 한계령까지는 껌 값이지!! 낙관 무드에 젖어........ 이미 짐작 되듯......서북능선이 어디 뉘집 강아지 이름인가??? 신발은 질척질척, 능선길은 수시로 빗물 웅덩이로 변해 있고, 미끄럽기 그지없다. 오르막 내리막에 기진맥진. 게다가 아래 사타구니 및 항문 주위도 빗속 오랜 마찰로 슬킴의 기미가 보인다. 약간은 엉거주춤 걸으면서 마찰을 최소화 하려고 노력하는데.......가도 가도 서북능선의 끝인 삼거리 표지판은 쉬이 나타나지 않는다. 7. 아! 다시 만난....오늘의 날머리 한계령!  <드디어 서북능선 삼거리 표지판> 다행히 비가 그치고......서북능선 삼거리 다다랐을 때에야 안개가 서서히 거치기 시작한다. 서서히 드러나는 설악산 봉우리들의 위용이 대단하다. 다만 우리의 행색이 너무 비참하여 사진찍고 그럴 처지가 아니다. 오늘 하루내내 돌길을 걸었어도.....다행히 무릎이나 발목에는 아무 이상이 없다. 마지막 눈에 익은......한계령에서 서북능선 오르막길의 긴 계단(타이어 고무판이 깔린)을 몇개 넘어서니......한계령 "위령비"가 나타난다.  <한계령 위령비를 끝으로.....오늘 구간 완주!!> 아! 그래 오늘 대간 구간을 무사히 마쳤구나! 안도의 한 숨을 쉬며 마지막 계단을 내려서니.....당오름님이 반갑게 맞아준다. 주로 여성들은 공용 화장실에서 씻어야 하고.......우측으로 내려가면 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휴대폰 시계를 보니 오후 3시가 조금 덜 되었다. 대략 12시간 걸렸나?? 나와 일부 남성 회원들은 여벌 옷을 챙겨들고 바로 취수장 옆 개울물에서 시원하게 알탕을 한다. 흙과 비로 뒤범벅이 된.......처참한 몰골들이 새로이 사람답게 태어났다. 클럽에서 준비한 오이냉국에 따뜻한 밥이 그렇게 궁합이 잘 맞는다. 시원한 막걸리 몇사발을 곁들이니....세상이 온통 내 것 같다.(다만 안산에 도착 후 인천까지 차량을 운전해야 하는 관계로 음주는 여기에서 끝!!!) 속속 도착하는 회원들의 얼굴을 보니........가장 힘든 구간을 어려운 기상 여건에서 완주해 냈다는 자부심이 모든 간난의 고통을 덮는 것 같다. 즐거이 먹고 담소하며 오늘 산행의 무용담을 한 잔 술에 풀어 놓는다. 일부 참가자는 설악동 쪽으로 탈출하여.....택시로 한계령 까지 온 모양이다.  힘은 들었지만........ 소중한 경험이었다. |
| 
|
|
||||||||||||
진용출
|
||||||||||||
|
||||||||||||
|
||||||||||||||||||
이신택
|
||||||||||||||||||
|
||||||||||||||||||||||||||||||||||||
|
||||||||||||
차성호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