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고등학교28회

기대승 추적 (1) - 이기이원론의 탄생 비화
ㆍ작성자: 이경호	ㆍ작성일: 2011/06/07	ㆍ조회: 2537
ㆍ추천: 0	ㆍIP: 121.xxx.169	http://blog.naver.com/ped6009

사람이란 무엇이냐? 라는 물음부터 시작한다. 사람은 생각하는 존재인데 생각은 허상이며 理이다. 허상을 담는 실상이 있으니 그것이 氣이다. 그러므로 사람은 이와 기로 만들어진 존재이다.... 이렇게 어렵게 시작하면 안된다.

쉽게 가자. 유럽의 영육이원설이 있다. 영혼과 육체는 두 개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기이원론과 비슷하다. 그 차이는 심오한 듯 괴롭고도 철학스런 말빨없이는 설명되어지지 않을 것이므로 그냥 포기하고 80%의 싱크로율로 이해하는 수 밖에 없겠다.

사람이란 理와 氣의 합체이다. 이황이 이르기를 理가 우선하며 氣는 부수적이며 열등하다고 했다. 즉 육체보다는 영혼의 가치를 더 높이 평가하였으니 아마도 섹스보다는 사랑의 가치를 더 높이 평가한다는 말과 어울린다. 나중에 퇴계는 理에 해당하는 사단은 오직 선이며 氣에 속하는 칠정은 선악이 있다라고 물러서기도 했지만 문밖 제자였던 고봉 기대승에게 끝까지 시빗거리가 된다. 섹스과 육체를 폄하하시다니요. 퇴계는 뒤늦게 자신이 오류를 깨달았지만 이미 발기불능의 황천문 앞에 선 터라 그저 안타까워 하셨다는 후소문이다. 그 후로 현실주의자 율곡은 섹스와 사랑은 서로 나뉠수 없는 하나이다라 하여 이기일원론을 펴셨나이다.

왜 그들은 이기이원과 이기일원이라는 말에 얽매여 평생을 보내게 되었을까. 서양에서는 영육이원론이 생기고 동양에서는 이기이원론이 생긴 이유가 뭘까. 탄생의 비화는 무엇일까. 거슬러 올라 플라톤이 관념과 실존의 관계를 처음 언급했다. 영혼과 육체일 수 있고 사랑과 섹스, 理와 氣이기도 하다. 왜 관념과 실존이 그 옛적부터 언급되어야 했을까.

사람의 근원은 이렇다. 마음으로는 선하고 싶은데 몸은 따라가지 못한다. 마음의 불길은 하늘을 향하는데 몸의 불길은 땅에 처박히고 만다. 몸으로 마음이 흔들리고 결국 심신이 함께 피폐되고야 마는 것이 사람의 본성이다. 서구의 그들은 지옥이라 말하고 동양의 그들은 폐륜이라 했다. 몸과 마음을 분리시켜 몸이 하는 일에 마음이 책임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고뇌의 결단이 이원론이 된다. 천국의 계단에 올라서야 하며 제 몸의 방탕에 면죄부를 줘야하기 때문이다.

퇴계는 노골적으로 '몸은 악이라 마음으로 몸을 다스리라'고 했다가 뒤통수를 맞아 쓰러졌고 율곡은 사정과 올가즘을 철학적 소신에 끼워넣음으로 조금 더 인간적 면모를 가지게 된다. 愛性之同靈肉非異 사랑 섹스는 본래 같음이요, 영혼과 육체는 다르지 않다. 몸을 마음의 레벨까지 끌어올린 것이다.

결국 수천년 동안 소란했던 이원론은 '나도 모르는 나'에 대한 회의와 변명의 근사한 포장이었으며 본성의 근원적인 뿌리에 유전자라는 천의 얼굴이 숨어있음을 이해하게 됨으로서 이원론은 역사 속 하나의 '의식의 흐름'(Stream of Consciousness) 으로 남게 된다.

이황과 기대승의 8 년 논쟁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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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여름날 지루하니 대철이를 불러낼까 하여...^^

이경호 2011-06-07 18:01	대철이가 낸 숙제다..^^

진용출 2011-06-08 11:17	이 와 기로 말하면 어려음이 느껴진다... 난 형식과 내용물 또는 바케스(바스켙)와 담긴 물,하드웨워와 스프트 웨워... 이런 구성에서 무엇이 중요하다거나 또는 악하고 선하거나...하는 분리 된 생각부터가 모순이라고 본다...둘다 상호보완적으로 존재하지 절대로 비교 우위나 제어의 대상은 아니라는 생각이다...사랑 없는 섹스가 무슨 달콤함이 있으며,섹스를 하지 않는 이성간의 사랑은 또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이와기 절대 따로가 상호 보완의 관념이라고 본다..ㅎㅎ

김대철

2011-06-08 11:33

슥제를 이렇게 빨리 풀다니, 그것도 유림을 짧은 시간에 다 읽고서. 더구나 본연의 할 일(영구 세계일주)까지 병행하면서. 경호의 능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구만. 특히 에로티시스트적 비유를 사용하면서...
유림을 읽으면서 막연했던 유가에 대해서 전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어 많이 기뻤지만, 변독에다가 이해가 부족해서 진도가 나가지 않아 많이 고생했다는 기억이 있다.
주자는 공맹으로 대표되는 이전의 유가를 집대성하고 정리하여 '성리학'이라는 인간탐구 학문으로 체계화 시킨 것으로 '이기이원론'을 주장한다. 퇴계는 주자의 성리학을 그대로 받아들여 절대적인 신봉자가 된다.('해동공자'라는 별명까지 얻음).
서양에서 선험적인 부분을 동양에서는 "이"로, 경험적인 부분을 "기"로 대입한다면, 이 두가지를 통합한 사람이 칸트가 되겠는데, 당시 성리학의 절대자인 퇴계의 '이기이원론'에 이의를 제기하고 '이기일원론'을 주장한 20년 아래의 젊은 제자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고봉이다. 이런 이유로 개인적으로는 동양의 고봉을 서양의 칸트에 비교하게 된다. 따라서 그 당시부터 지금까지 고봉의 평가가 절하되었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조선전체를 통틀어 최고의 학자를 퇴계 및 율곡을 얘기하는데, 퇴계는 새로운 학문을 받아들이는 것에 불과하고, 율곡은 선배들의 이론을 통합하여 정리한 어부지리를 얻은 것에 불과하지만, 고봉은 기존의 생각을 넘어선 발상의 전환을 했다는 데에 있어서 두 사람보다 더 뛰어난 학자로 생각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조선 최고의 학자는 "다산"이라고 생각한다. '성리학 + 실학'의 완성자. 성리학의 군자 위주의 학문 플러스 백성위주의 학문, 성리학의 관념적인 학문 플러스 실용적인 학문을 집대성한 학자로 생각된다. 물론 서양 학문의 영향이 컸을 것이고. 조선 역사가 더 지속되었다면 다산을 넘어선 학자가 나타날 수도 있었겠지만.
개인적으로 고봉 문하생들은 고봉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는지 궁금하다. 경호야, 제2탄 기대할께.


이경호	고봉을 너무 고봉 띄워주는 거 아닌가 싶다마는 .. 아직은...	6/8 14:49

이경호	대철이를 건들어 말로 말 많게 해야 할 것인디.....하나라도 더 주워듣게....^^	6/8 14:50

김대철	영남학파와 기호학파에 치여서 사색당파에 끼지도 못하고, 상대적으로 일찍 요절해서 능력을 펼쳐보이지도 못한 고봉의 능력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너무 띄우는 것인지도 모르지. 호남의 뛰어난 수제자가 없는 탓이겠지.	6/9 19:01

생사일여 2011-06-10 12:31	여시아문일시생사일여일체유심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