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밤 황망한 소식을 접했구나!
경황중에 차를 몰아 장례식장에 도착하여 
자네의 영정사진을 보고, 마련된 국화 한송이 헌화후
사자에 대하여 절로서 이별의 예를 치루었구나, 
이로써 친구의 연은 다한 것 같다.

어젯밤 눈발이 내려 꽁꽁 언 대지에 자네의 발인이 있겠구나.
아직도 믿기지 않는 소식, 자네가 이승을 하직하였다니. . .쌩머리가 아프다.

자네의 연을 돌이켜본다.
고교 동문으로 같은 반에 다니던 시절 난 자네와 별 친분이 없었던 같아.
30여년전인가 내가 어리버리하게 재경동창회장 하던 시절, 자넨 지방의 은행에서 근무하다가 서울로 전근을 
왔다고 하였지,
그리고 재경동창회를 활성화하자고 내가 회장, 자네가 총무가 되어 처음으로 동창체육모임도 갖고 산행도 하고,
연락주소를 만들고 연말에는 모든 친구들이 참석하도록 독려하면서 좋은 식당 잡아, 회식다운 회식을 해가면서 
술잔을 기울이고, 2차 모임도 가져가면서 나름 열성적으로 청춘을 불살랐다.

우리가 고교 졸업20주년이 되었을때, 아직 동창들의 경제적인 여건이 좋지 않음에도, 목포에서 주관하는 20주년 
성년행사를 위하여 기금마련하느라 얼마나 고민하고 힘들었냐! 그리고 만들어진 기금가지고 목포에 내려가 
서울회에 유보할 기금을 위하여 목포회장단과 협상하고 설득하여 원만한 결과를 이끌어 내기도 했었지. . . 
자넨 참 열정적이고 훌륭한 총무였다.

자나가 하남인가 구리에 아파트를 마련해서 집들이를 한다고 하여, 자네 덕분에, 친구들이 함께 모여 잔치를 하면서,
쉼없이 달려온 청춘들이 잠시 휴식을 취하기도 하였구만. . 

이후 자넨 은행을 그만두고 다른 직장을 다니게되었지만 항상 밝음을 잃지 않았고, 나와 바다낚시도 여러번 갔었지,
내가 낚시 초짜일때 나와 놀래미, 우럭잡이 경쟁을 하기도 했었고. . .
5-6년 전일까? 가을에 배를 예약하고 서산 바다낚시를 여러친구들과 함께 가서, 낚시 전날 서산시장에서 함께 전어, 
장어, 새우등을 사서 민박집 옥상에서 번개탄 피워 해물구이로 소주잔을 기울이며 밤하늘의 달과 별을 바라다 보며 
잘살아보자고 화이팅을 했던 일, 아마 그때 자네가 석쇠 위에 호일 깔고 전어를 구워 기름에 절은 삶은 전어를 
만들어서 주변 친구들로 부터 "집나간 며늘이 들어오게 하는 것이 아니라, 집에 있는 며느리 집나가게 구웠다"고 
핀잔을 받기도 했지만 온몸으로 수용하던 자네, 돌이켜보니 나름 행복한 시절도 있었다.

금융위기가 도래하자. 여러모로 생활이 어려워졌다고 힘들어 했던 것같고, 잘은 모르지만 어느새 회복하고 더욱더 
좋아진 것도 같더구나.

이후 각자의 길에서 바쁘다보니 수년간 어떻게 사는지 잘 모르고 지내다가. . 
며칠전 황망한 소식을 접하고 영정사진으로 자네의 얼굴을 보게된 참담함이란. . .

친구야!
무엇이 너를 힘들게 하였는지 모르겠으나, 삶의 고단한 상념과 편린들을 모두 내려놓고
편한 영면의 길로 총총하게 걸어가거라.

자네의 발인일인 오늘 가치관과 인식의 차 모든 것을 떠난 그저 친구로서
자네의 영혼에 평화와 안식이 충만하기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