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몽블랑의 산군들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매일 2500미터 이상의 고개를 넘는 가운데서도 위치에 따라 새로운 모습으로 나를 반기는 몽블랑산군...정확히 160km를 넘는 거리를 10일동안 걷는 내인생 최대의 도전..사실 두려웠다..그러나 나는 순간순간은 어려웠지만 한번의 낙오도 없이 TMB종주를 해낸 것이다. 두려움이 뭔가 해냈다는 성취감으로 바뀐것이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분명히 앞으로의 인생을 살아가는 자양분이 될것으로 생각이 든다. 너무나 자랑스러운 이 느낌을 내 삶의 내용을 채우는 에너지로 잘 활용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편으로는 절친들과의 체력을 비교했을 때 내가 확실히 더 저질체력 이란걸 느낄수 있었다. 이부분에도 더욱더 힘을 써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다쳐서 병원과 가정치료를 하는 바람에 그 느낌을 만끽하는데 좀 문제는 있었다고 생각되지만 오히려 병원생활과 계속되는 5주정도의 기간을 버티는데 많은 힘이 되어준 것 같다. 생각해 보면 원래도 좋은 친구들 이지만 이번 2주동안 친구들끼리 단한번의 다툼도 없이 완벽한 관계를 유지 했다고 생각한다.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좀 더 배려하고 이게 우정을 유지하는 기본 자세가 아닐련지..이번 종주기간은 친구들의 소중함을 더 느끼는 아주 좋은 계기가 된 것 같다. 이제 이 친구들 뿐만이 아니라 다른 친구들에게도 세심한 배려와 늘 관계가 평안하게 유지될수 있도록 더욱더 노력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나에게 삶의 동력이 떨어질쯤 여행을 다녀 오도록 배려 해주는 가족들에게도 너무 감사 하다. 인생에 남는건 가족과 친구라고 하지 않는가? 너무 절절히 느낀 기간이 아니었던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산악지형에 있는 호텔이나 도미토리산장들은 여기에는 그냥 아름답게만 묘사되어 있지만 그 좁은곳에서 중간에 잠을 깨서 아침까지 버티는 인내력은 해본 사람만 알 것이다. 지리산종주에서 제일 부담스러운 것은 겨울등반시 대피소에서 밤새 버티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도 경험자들은 잘 아실 것이다. 어차피 이게 힘든 사람들은 종주에 많은 어려움을 느낄 것이다. 난 외국에 나가 영어로 소통한다. 다른사람이 일ㄴ 얘기를 들으면 영어를 잘 하는줄 안다. 천만의 말씀이다. 내 영어를 원어민 선생님이 전형적인 Live English 라고 놀린적이 있다. 그야말로 생존 잉글리시 인 것이다. 근데 이번 종주중에 만난 세계 곳곳에서 오신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의 고급진(?) 인글리쉬에 주눅이 많이 들었다. 몇 년전에 사둔 영어공부 패드와 앞으로 많이 친해져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여행을 자주 즐기고 여러 가지 취미활동을 통해 늘 바쁘게 살면서도 삶에 대해 많이 만족하지 못하고 외로움을 느끼고 뭔가 부족한 듯한 나의 생활에 대해 반성하기로 했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을 얼마나 소중하고 가치있게 인정하는가가 중요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함께 했던 친구들의 종주를 대하는 마음 그리고 그들의 삶을 얼마나 소중히 생각하는가도 많이 느꼈지만 세계각지에서 오신 여러사람들을 통해 자기의 삶을 아름답게 디자인 하는 노력들과 생각에 따라 행복은 달라진다는 것을 많이 느낀 것 같다. 자신할 수는 없지만 삶을 아름답게 디자인 하는 힘이 생긴 것 같은 느낌이다.

TMB종주는 결론적으로 그렇게 힘든건 아닌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뒷동산 가는 느낌으로 가서도 안된다는 느낌이다. 사람마다 체력이 다르고 등산 스타일도 다르겠지만 종주를 앞두고는 충분한 트레이닝 기간을 가져야 할 것이다. 우리 일행도 총기간 6개월정도 그리고 집중해서 4개월 정도를 여러 가지 방식으로 준비했다. 6시간이상 등반과 거의 매주 3시간 이상의 등산을 했으며 종주를 앞두고는 심한 음주도 피하고 늘 스트레칭과 여러 가지 운동을 통해 몸을 만들어서 갔던 것 같다. 글고 이건 철저하게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TMB종주는 우리처럼 가이드 없이 자유여행방식으로 준비해 가는게 좋을 듯 하다. 각기 등산능력이 다른 사람들이 함께 움직이는 것은 일부에게는 불만족을 또 다른 일부에게는 버거움을 줄수가 있고 또한 패키지는 모든 사람을 배려 해야 하기에 쉬운 코스로만 이동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코스도 샤모니에서 시계방향과 반시계방향으로 도는 코스가 있는데 레우쉬에서 출발하여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고 스위스를 거쳐 다시 샤모니로 돌아오는 반시계방향이 우리에게는 좋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뭐 이거야 개인마다 생각이 다를수 있고 그리고 어떻게 돌든 몽블랑의 환상뷰는 보장 되는 것이니 그리 신경쓸 문제는 아닌 듯 합니다. 그리고 종주 중간에 꾸르마이어나 상페 정도에서 하루정도 휴식시간을 갖는것도 고려해 보아야 할 요소 인 것 같습니다. 산장을 예약할 때부터 그점을 고려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큰짐을 다음장소로 이동해 주는 방식을 택했는데 고려할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체력이 강하고 야외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에겐 무거운 배낭을 메고가는 것이 좋겠지만 우리같은 나이와 저질체력을은 충분히 고려할 요소인 것 같습니다. 물론 이때도 보나티산장은 짐이 건너뜁니다. 차가 갈 수 없어서지요. 그 외 산장들은 모두 짊을 옮겨 줍니다. 그리고 또 하나 고려해야 할 요소가 바로 물집입니다. 그 고통은 말 안해도 잘 아실 것입니다. 이번 우리는 해병장교출신의 정군이 알려준 빨래비누를 양말 안쪽과 바깥쪽에 바르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핸드크림까지 발에 바르는 방식을 통해 단 한번도 발에 물집이 생기지 않고 종주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옷은 진짜 기능성으로 최소한으로 가져 가면 됩니다. 제 생각으로는 반팔2 얇은긴팔2 팬티3 정도면 충분할 듯 합니다. 면티는 안됩니다. 빨아도 냄새가 진동 합니다. 그리고 패팅과 가벼운 윈드자켓 정도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빨아 놓으면 금방 마릅니다. 안 마르면 배낭뒤에 매달아서 가면 금방 마릅니다. 그리고 특히 등산양말은 좋은걸로 준비해 가셔야 합니다. 물집의 성패는 양말의 레벨과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원래 이 종주에서 세상과 되도록 소통을 안하는게 좋겠지만 우리의 삶이 이미 인터넷속에 깊숙이 빠져 있는 상태에서 완전한 단절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수도 있겠지요. 로밍을 해가는 방법과 유심을 꽃는 방법이 있는데 저희들은 유심을 준비해 갔습니다. 이곳은 산악지형이라 많은곳에서 인터넷 특히 와이파이가 되는곳이 거의 없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일부의 호텔에서만 인터넷이 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래서 주로 3G를 이용하게 되는데 로밍보다는 유심이 더 낳은 듯 합니다. 우린 1G를 준비해 갔는데 인터넷을 많이 하는 난 거의 다 소비했고 다른 친구들은 많이 남았습니다. 이 정도면 충분한 듯 합니다.

“ 나 TMB 종주한 사람이야 ” 분명 내 인생에 커다란 자신감으로 또 훌륭한 경험으로 자리메김을 할 것이다. 다녀온지 7주가 지났고 다친 다리로 종주 후 아직 산에 가보지 못했지만 운전하다 산의 초입을 지날때면 얼른 나아 산에 오르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하다..난 이번 종주중 친구들에게 내 인생은 TMB종주 전과 후로 나뉠 것 이라고 말해왔다. 그럴 것이다. 더욱더 열신히 사는데 분명 도움이 되는 이벤트 였다고 생각한다. 기획단계에 종주를 마칠때까지의 모든과정의 지휘자 윤균과 나와 함께 해준 소중한 친구 김군과 정군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