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고28붕우께;

금번 저희 애사에 조문해 주셔서 마음깊이 감사드립니다.

저희 어머니는 12월 2일 아침에 목포 댁 근처 큰길 사거리를 건너시다가 트럭에 치여 돌아가셨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지난 여름에 팔순을 넘기셨지만, 매우 건강하셨습니다.

댁 근처 요양병원에 계시는 아버지를 간호하러 매일 부지런히 다니셨습니다.

사고를 당하신 날은 아버지 생신날이었습니다.

그날 아침이 유난히 춥기에, 저는 아침 일찍 어머니께 전화드려서 “날이 풀리면 천천히 요양병원에 가시라”고 당부 드렸습니다만, 어머니를 기다리실 아버지 생각에 일찍 길을 나서신 것 같습니다.

극구 만류했었어야 한다는 회한이 들고, 억울하고 원통합니다. 요양병원 병상에서 아직도 어머니를 기다리고 계시는 아버지께는 어떻게 말씀드릴지...

많은 분들의 위로로 지금은 깊은 슬픔에서 벗어나고 있습니다.

어느 날 출근하여 습관처럼 어머니 댁 전화번호를 누르다가 어머니가 더 이상 안계시다는 것을 깨달으며 울음을 삼키는 것은 어쩔 수가 없겠지요.

친구들 댁이나 주위에 어르신이 계시다면,

부디 길 건너실 때 조심하시라고 꼭 말씀해 주십시오.

댁내에 항상 행복이 깃드시기를 기원하며,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2014년 12월 9일

나주-영성 정(丁)씨 기임(루시아) 여사의 불효자

양 인상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