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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오후 마이산 탑사와 은수사 숫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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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일: 2013/11/15 | ㆍ조회: 4589 | |
| ㆍ추천: 10 | ㆍIP: 121.xxx.169 |  http://blog.naver.com/ped6009 |
 마이산을 가는 길에 톨게이트를 막 지나니, 눈이 잠깐 자유스러워서 그랬을까? 멀리 웃기는 산이 보인다. 차를 세우고 일단 찍고 보자. 저게 뭐지? 한참을 쳐다보다가..... 저게 마이산인가 보구나. 푸히힉. 혼자 실없이 웃었다. 마이산을 찾아가면서 마이산을 보고 저게 뭐지 했드랬다.  남부 주차장으로 오르는 길에 탑영 저수지와 멀리 마이산 봉우리. 말의 귀(마이)같지는 않지만 곰돌이의 귀같이는 생겼다.  남부와 북부 주차장이 따로 있으며 남부 주차장에서 오르면 탑사를 거친다. 북부 주차장은 암마이산과 숫마이산 사이로 건너갈 수 있다. 2 킬로 정도 되었던가? 마이산 화엄굴로 넘어가는 길이 그 길이다. 우측 네모가 은수사와 숫마이봉  탑사 전경... 탑의 신비에 대해서는 이미 아는바와 같고... 계곡을 타고 바람이 올라 겨울엔 얼음이 솟구쳐 언다고 한다.  아는바와 같은 탑사이지만 잊지 못할 기억을 하나 챙겨왔으니 우측 파란 기와가 북이 있는 곳이다. 6시쯤 스님이 법고를 했다. 북을 쳤다. 건너편에 절벽이 있다는 것이 절묘하다. 법고 소리가 소 가죽을 뚫고 나와 건너 절벽을 부딪히니 그 소리는 다시 절벽을 튕겨나와 북을 두드리고 북채와 함께 또 한 소리를 불러내니 비로소 탑사의 법고 소리가 완성된다. 채의 두드림과 소리의 두드림에 찰라의 차이가 있어 크게 들으면 둥~이고 작게 들으면 두둥이다. 스님의 북채는 넓다란 북 위로 수를 놓듯이 돌며 도는데 그 길은 마치 佛 자 같기도 하고 心자 같기도 하고 어떤 때엔 無자 같기도 하다. 소리가 소리를 부른다는 말이 이 말이려니. 법고와 절벽 사이에 서서 소리와 소리 사이의 오묘한 울림을 있자니 북 소리가 몸을 관통한다. 그리고 하루 쌓였던 세속의 찌거기들이 하나씩 지워져간다. 법고타종은 그런 말이다. 오늘 몸에 섞인 찌거기들을 털어내는 시간입니다.  많은 관광객들이 멀리 마이산에 힘들게 왔으면서도 탑사의 신기함 하나만으로 긴 여정을 만족하고 돌아가곤 한다. 그것은 탑사 가는 길이지 마이산 가는 길이 아니다. 마이산은 탑사를 지나 은수사로 갔을 때만 마이산을 만날 수 있다. 누구도 가지 않는 은수사 길을 홀랐다. 거긴 뭐가 있지 하는 호기심이다. 보이는 건 숫마이봉이다. 암마이봉 보다 낮음에도 숫을 붙인 이유는 뻔하다. 모양이겠지. 모양이 파프리카처럼 생겼다. 파프리카에서는 북한에서는 사자자지라고 부른다. 그 말이다. 처음 본 장관이다. 한국에 이런 곳이 있었나. 이런 사진을 본 적이 없다. 사찰을 발 아래 놓고서 저리 자랑스럽게 우뚝한 바위가 있었던가. 여행에서 가장 놀라운 순간 중 하나였다. 저 곳에서 한참을 멍 때리듯 서 있었지만 아무도 내 앞뒤로 지나가지 않았다. 좌측으로 보이는 계곡을 건너가면 북쪽 주차장에 닿을 수 있다. 멀리 주차장이 내다보이는 곳까지 갔다가 돌아왔다. 내 차의 고향은 남부 주차장.  은수사에 멋진 나무와 표지가 있어 뭔가 하고 봤더니 천연 기념물 청실배나무이다. 이성계가 심었다고 전해지며 배나무이니 봄쯤에 하얀 배꽃, 이화가 이쁘겠다. 청실배란 돌배라는 말로 작은 배, 먹기엔 작은 배가 열리는 나무로 옛적 조선에는 감나무 대신 고욤나무가, 배나무 대신 돌배나무가 있어 과일로서는 가치가 덜했으며 요즘 종자는 고욤이나 돌배나무 등에 새 품종을 접붙이기 방식으로 과수원에 심고 있다.  남부 주차장에 닿거든 은수사와 두 봉 사이의 재 정상까지는 갔다가 돌아오는 것이 좋고 화엄굴이 두 봉 사이의 정상이다. 북부 주차장에 닿거든 은수사를 거쳐 탑사까지 다녀가는 것이 좋겠다.  나오는 길에 탑사 한 장 더. 벽에 붙은 나무 줄기는 능소화로 천연 기념물인가? 아닌가? 7-8월에 피는 꽃이라 지금도 점점이 피어있으며 낙화들이 돌 탑에 걸린 모습이 무척 신선하다. 능소화가 핀 절벽에 비가 내리면.....  탑사에서 보았던 놀라운 사진 하나. 미리 알았던 것 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품고 있었던 마이산과 탑사, 은수사. 비가 저리 오는 날, 젖은 채로 탑사를 오를수 있다면 참 좋겠다. 가지 않았더라면 절대 알 수 없었을 법고 소리. 그것이 여행의 이유이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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