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에서 띄우는 편지 55.

무궁화 꽃 두 송이
ㅡ박영규형님 경감으로 정년퇴임하신 날에

밥풀때기 두 개 순경으로 시작한 세월
제주부터 무궁화 꽃은 맺기 시작했다
밥풀때기가 하나씩 어깨 위에 오를 때마다
쳐다보고 만져보던 형수님이 계셨으리라
그렇게 흐르고 흘러 온 35년,
아직은 이르다 한 시기에
계급도 오르고 나이도 찼다
살아왔던 날 보다도 살아 갈 날이 더 많을 듯
장성군 산자락 미치게 푸른 언덕집에 귀촌하여
손톱밑에 그림자로 물 들이고
푸성귀 몇 잎, 세월로 키우리라
쓰다듬고 다독여왔던 세월들 그곳에 묻고
다시 싹 나거라 꽃 피거라, 소원하며 살리라
무궁화꽃이 쌍으로 핀 어깨를 내밀며
잘 살아 왔노라, 돌아보며 살리라
바람에 창문이 흔들리는 날
우리들 고양에서 찿아 간 줄로 알고
그때는 발벗고 뛰어나와 맞아 주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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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규형님 정년 퇴임에 바치며
평생 경찰로 공직생활을 마감하시고
장성 전원마을에 입주하여 여생을 보내실
영규형님,형수님의 행복을 기원합니다.
 

출처 :주당산악회 원문보기▶ 글쓴이 : 박정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