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에서 띄우는 편지 41.

참외밭

두 세살 터울로 고만고만 했다
작게는 셋 많으면 열을 넘겼다
속아지 없기는 다 마찬가지,
뉘집이던 간에 그래도 맏이는 좀 실거웠다
밭 매고 돌아오신 어머니 대바구니 속에는
우리들 숫자와 맞지 않는 참외가 들어 있었다
참외 한 개를 손으로 쪼개다보면
더러는 크게 더러는 작게 나누어 진다
일통은 꼭 이때 벌어졌다
꼴통을 부리던 넷째는 아예 땅바닥에 드러 누웠고
제 몫이 작다고 등을 돌리던 셋째는 몽니를 부렸다.
참외밭에 와서 다섯개가 옹글지게 모여있는 것을 보며
이번엔 우리 오남매 하나씩 토라질 일이 없겠다,싶다
네 것이 작다고 내 것을 더 내밀 것만 같다.

출처 :주당산악회 원문보기▶ 글쓴이 : 박정구